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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매각, 가격보다 '시너지 효과'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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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매각, 가격보다 '시너지 효과' 경쟁

입력
2008.05.2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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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인수ㆍ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앞두고 포스코, GS그룹, 두산그룹, 한화그룹 등 후보군의 ‘인수 논리’가 급변하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이 발표된 초기만 해도 ‘자금 능력’(인수 대금 최대 8조원 이상)이 최대 이슈였으나, 요즘 들어 ‘시너지 효과’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반전은 산업은행이 최근 골드만삭스와 매각자문사 계약 체결을 포기하고 단독 매각 작업에 나선 게 계기였다. 사실상 정부가 직접 매각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리(돈)’보다는 ‘명분(시너지 효과)’이 대우조선 인수의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 M&A 전문가들은 “대우조선은 새 정부 들어 처음 나온 초대형 매물인 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용정부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명분을 주는 인수 후보를 최종 낙점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위해 매각 주체인 산은이 돈보다는 시너지 효과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이 자금 조달 문제의 경우 인수 후보 대다수가 사상 최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각종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법으로 10조원 안팎의 돈은 어렵지 않게 마련할 수 있어 큰 문제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산은 관계자도 “역대 M&A 사례를 보면 입찰 가격이 결정적 요인은 아니었다”고 밝혀 이런 분위기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따라 인수 후보들은 100일도 채 안 남은 우선협정대상자 선정(8월 말 예정)을 앞두고 치열한 명분 싸움을 벌이고 있다.

5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내세워 초반 기선을 제압했던 포스코는 현재 추진 중인 자원개발과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부문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조선업의 경우 포스코의 든든한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성이 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GS그룹과 한화그룹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당장 최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후보임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정유(GS칼텍스)-건설(GS건설), 석유화학(한화석유화학)-건설(한화건설) 등 기존 사업 부문과 해양플랜트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시너지 효과에 관한한 포스코에 밀릴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두산그룹은 세계 2위의 선박엔진 제조업체인 두산엔진을 소유해 대우조선의 주력인 조선업을 가장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두산중공업(구 한국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구 대우종합기계) 등 인수 후 기업 가치를 수십 배 끌어올린 경험을 적극 활용해 ‘모범 M&A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적극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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