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하위계층 중에서 가계살림 적자에 허덕이는 가구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위계층의 적자 비율은 감소했다. 소득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전국 가구(농어가 및 1인 가구 제외) 중 소득 하위 30%(1~3분위) 계층에서 가계살림이 적자가 난 가구 비율은 55.8%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7%포인트 늘어났다.
10가구 중 6가구에 육박하는 하위층 가구가 가계부 상 적자를 기록했다는 얘기다. 이는 2006년 1ㆍ4분기(55.8%)와 함께 가계수지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가계살림이 적자를 기록한다는 것은 해당 기간에 벌어들이는 소득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하고 있다는 것. 주택 등 다른 자산의 상황은 반영되지 않는다.
중산층의 적자 비율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소득 4~7분위 중 1ㆍ4분기 적자를 기록한 가구 비율은 26.9%로 전년 동기(25.3%)에 비해 1.6%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소득 상위 30%에 해당하는 고소득층인 소득 8~10분위의 적자 가구 비율은 지난해 1ㆍ4분기 15.2%에서 올해 1ㆍ4분기에는 14.4%로 0.8%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따라 1ㆍ4분기 전체 전국 가구의 적자가구 비율은 31.8%로 전년 동기(30.9%)에 비해 높아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득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물가가 오르면서 실제 소비가 늘지 않아도 소비지출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광열수도비, 교통비 등 필수적인 소비지출 부담이 늘어나면서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적자 가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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