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명보험 업계에서 외국계 보험사가 차지한 시장점유율(수입보험료 기준)은 21.4%에 이른다. 처음 20%를 넘어선 것으로, 보험 가입자 5명 중 한 명이 외국계를 이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1997년 회계연도에 1%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놀라운 성장세다.
현재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생보사들은 저마다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를 자랑한다. 방카슈랑스(은행창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 확대와 금융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빠르게 대처하며 절대 강자인 국내 생보사들에게 도전하고 있는 외국계 생보사들의 전략을 들어봤다.
PCA생명은 ‘은퇴 준비 캠페인’을 앞세우고 있다. 매년 다양한 은퇴 상품들을 소개하는 것을 물론이고 은퇴 견적 산출 서비스, 서적 출간 및 세미나 등 은퇴 준비에 대한 종합적인 컨설팅을 제공한다. 홍콩 PCA생명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던 케빈 라이트 사장이 올해 2월부터 PCA생명 대표이사 겸 PCA지역본사의 총괄임원으로 지휘하고 있다.
ING생명은 “외국계 최고보다는 한국 최고의 금융회사가 되고자 하는 게 중장기 목표”라고 밝힌다. ING생명은 “한국은 가장 빠른 인구 노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특징”이라며 고령화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4년 8월 한국 ING생명 사장으로 부임했던 론 반 오이엔 회장은 최근 ING그룹 아시아태평양지역 보험부문 지역 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내달 1일부터 후임으로 커트 올슨 전 ING생명 본사 영업 및 고객관계관리(CRM) 부문 총괄부사장이 부임한다.
황우진 사장이 이끌고 있는 푸르덴셜 생명은 ‘3Qs’라는 경영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Quality People(질 좋은 인력)’‘Quality Product(질 좋은 상품)’‘Quality Service(질 좋은 서비스)’가 그것. 푸르덴셜은 라이프플래너 선발 시 전원 4년제 대학 이상의 학력과 2년 이상의 직장경력자 중에서만 뽑는다. 푸르덴셜이 국내 처음 도입한 남성 전문설계사 조직인 ‘라이프플래너’시스템은 이제 널리 펴져 있다. 이 같은 전문성을 앞세워 수년째 보험계약 유지율, 설계사 정착율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큰 자랑거리다.
다이렉트 전문보험사라는 이미지가 강한 AIG생명은 좀 더 심도 있는 종합보험사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통신 판매’뿐 아니라 설계사들의 역량을 높이려는 노력도 진행 중이다. 설계사에게‘종합재정설계를 위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을 시작했다. AIG투자자문 홍콩 펀드 매니지먼트를 총괄했던 이상휘 사장이 지난해부터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한국의 고령화에 대응하는 변액연금보험 신상품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방카슈랑스 등 영업채널을 활성화해 성장전략의 엔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3월부터는 서울대와 공동으로‘은퇴설계전문가 양성과정’을 개설, 연간 1,200명의 은퇴설계 전문가를 배출해 2년 동안 총 2,4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스튜어트 B. 솔로몬 메트라이프생명 사장은 1995년 한국에 부임한 이래, 전무이사와 부사장을 거쳐 2001년 6월 1일부터 메트라이프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1971년 평화봉사단(Peace Corps)으로 한국을 찾은 이래 18년간을 한국에서 살아왔고 한국어에 능통하며 한국 문화, 특히 한국의 도자기에 해박한 지식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외환은행 뉴욕지점에서 1979년부터 1995년까지 16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뉴욕생명은 사업확장을 위한 기반시설 확충에 한창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등록설계사를 늘리고 지점망도 신설ㆍ확충했다. 호주 콜로니얼 상호보험회사(Colonial Mutual Group)에서 26년 동안 경영진으로 근무했던 앨런 로니씨가 사장으로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에는 그림자도 따르는 법이다. 급속한 영업확장으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것은 외국계 생보사들이 풀어야 할 숙제. 점유율이 20%로 늘어난 반면, 사업비 지출 또한 크게 늘어 대부분 외국계 생보사들의 순이익이 감소했다. 한단계 도약을 위한 값진 비용이 될지, 무모한 출혈이 될지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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