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지하철 뽀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지하철 뽀뽀

입력
2008.05.26 00:21
0 0

화끈한 신체접촉부터 해보고 마음의 사랑을 하든지 말든지 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마음의 사랑이 먼저다. 그 다음이 신체접촉이다. 손을 잡고 어깨를 맞대고 손으로 얼굴 이곳저곳을 쓰다듬고. 그 다음 순서는 누구나 알다시피 입술이다. 그 입술단계에 있는 연인을 보았다. 나 혼자만 본 게 아니라 70명 정도와 함께 보았다.

스물다섯 미만으로 보이는 연인은, 그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거나 말거나, 아니 보란 듯이, 껴안고 쪽쪽 소리까지 내가며 뽀뽀를 해댔다. 그 연인이 서로를 바라보는 얼굴이 어찌나 황홀하고 감미로운지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았다. 하지만 여기는 공중장소보다 더 공중적인, 대중교통수단 지하철의 객차 안인데, 객차의 구석자리도 아니고, 정 한가운데 좌석에서, 저래도 되는 것일까? 앞에 할머니한테 자리 양보할 생각도 안하고 말이야, 하는 불쾌한 생각이 들었다.

나와 함께 리얼한 뽀뽀를 감상한 다른 분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드라마나 영화로 보면, 관중석에서 공식적으로 하면, 그리고 내가 하면 그토록 멋있는 뽀뽀가, 공중장소에서 하는 걸 보면, 왜 그토록 볼썽사나워 보이는 것일까? 아무리 빛깔 좋은 사랑이라지만, 어쩔 수 없이 쳐다보는 사람들도 안중에 둬가면서 적당이 표현했으면 좋겠다.

소설가 김종광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