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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계의 악동 타란티노 칸에서 그의 영화관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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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계의 악동 타란티노 칸에서 그의 영화관을 말하다

입력
2008.05.2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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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이 영화를 만들려는 시도가 영화를 배우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세계 영화계의 ‘악동’인 미국의 쿠엔틴 타란티노(45) 감독이 프랑스 칸에서 기자와 영화학도 등을 대상으로 ‘영화 설법’에 나섰다. 멍석이 깔린 곳은 제61회 칸영화제의 주요 행사인 ‘마스터클래스’. 칸영화제가 1991년부터 마련해 온 마스터클래스는 감독들의 영화관과 영화작법을 강의 형식으로 듣는 행사다. 그 동안 올리버 스톤과 시드니 폴락, 마틴 스콜시즈 등 세계적인 대가들이 강단에 올랐다. 22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칸영화제의 심장인 팔레 드 팔리아스의 드뷔시극장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신도’들은 90분간 발칙한 영화광 감독의 비속어 섞인 현란한 언변에 열광했다.

타란티노는 비디오가게 점원에서 세계적인 거장으로 성장한 입지전적인 인물. 그는 주말 쉬는 시간을 이용, 3년간 제작한 첫 장편 <저수지의 개들> (1992)로 세계 영화계의 시선을 휘어 잡았다. 제작비는 틈틈이 써놓은 <트루 로맨스> 와 <내추럴 본 킬러> 의 시나리오를 팔아 조달했다. 94년 <펄프 픽션> 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면서 영화계의 정상에 올라섰다. 2004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에 심사위원대상을 선사했던 그는 이번 마스터클래스로 칸과의 유별난 인연을 다시 한번 과시하게 됐다.

타란티노는 “각본이나 연출과정보다 연기과정을 배우라”고 권했다. “연기를 하면 장면(Scene)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하게 되고 스토리와 캐릭터, 카메라 움직임 등을 알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그의 영화가 세계인을 사로잡은 이유로 유머를 꼽았다. 그는 “하루를 정리할 때 하는 일은 새로운 유형의 코미디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폭력으로 가득찬 장면에 웃음기가 묻어 있을 때 사람들은 스릴을 느끼게 됩니다.”

영화 음악 선정 능력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타란티노는 영화음악작곡가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저는 미국에서 영화음악을 가장 잘 고르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저는 어느 작곡가도 믿을 수 없어요. ‘아니 어떤 인간이 이딴 음악으로 내 영화를 망쳐놓았어’ 하면 이미 돈이 그 X에게 지불된 뒤더군요.” 영화음악도 감독이 주도해야만 영화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음을 강조하는 발언이다. 타란티노는 종종 특정 음악에 맞춰 한 장면을 촬영하기로 유명하다.

이날 타란티노는 “<킬빌> 을 나의 <지옥의 묵시록> 으로 간주한다. <지옥의 묵시록> 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중 하나다”고 말해 <킬빌> 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드러냈다.

칸=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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