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상원의원과 매케인 상원의원 중 누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듯 이라크전 실패 등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실정, 경제사정 악화 등으로 민주당 오바마 의원의 정권 탈환 가능성은 현재로선 상당히 높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조그비와 15~18일 미 전역의 유권자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의원은 지지율 48%로 40%를 기록한 매케인 의원을 8% 포인트나 앞섰다. 오바마 의원은 ‘누가 경제문제를 잘 대처할 것이냐’는 질문에서도 48%대 39%로 앞섰다.
그러나 흑인인 오바마 의원이 갖고 있는 인종적 정체성도 중요한 변수인 것만은 분명하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90%를 훨씬 넘는 흑인들이 오바마 의원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따라서 오바마 의원의 승리 가능성은 백인들의 표를 얼마나 얻어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종 대결적 투표 양상이 고조될수록 오바마 의원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오바마 의원의 패배를 점치는 전문가들은 백인들이 결국은 뭉칠 것이고 이들의 결집이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인디애나 등 역대로 미 대선의 향방을 가늠해온 주요 주들에서 매케인 의원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 의원이 백인 생산직 근로자의 지지 확보에 사력을 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오바마 의원의 선거운동원들이 백인들에 대한 지지호소 과정에서 “문전 박대는 물론, 선거운동 도중 모욕적인 언사마저 듣고 있다”며 백인들의 ‘반 오바마 정서’와 인종대결적 양상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국적 여론조사에서 매케인 의원에 앞서가던 오바마 의원이 전 담임목사 제레미야 라이트의 ‘갓댐 아메리카(빌어먹을 미국)’ 발언 파장이 다시 불거진 이후 1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매케인 의원과 동률을 기록한데서 인종문제의 폭발성을 짐작할 수 있다.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이나 무당파들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민주ㆍ공화 양당의 당내 경선 결과를 분석해 보면 투표에 참여하는 무당파나 중도세력이 과거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오바마 의원의 대중적 인기가 무당파를 투표장에 나오게 했다면 ‘이단아’인 매케인 의원도 전통적 보수주의자와는 달리 중도세력이 선호할만한 정치적 자질을 갖추고 있다. 중도 표심 싸움에서도 오바마_매케인 간 대혈전이 예고되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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