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에 나선 여성주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패색이 짙어지자 힐러리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23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힐러리 의원 진영의 인사들 중 특히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 같은 ‘부통령 카드’를 적극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힐러리 의원과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접전으로 경선이 장기화하자 민주당 일부 지도자들은 경선 후유증을 극복하고 당의 단합을 모색하기 위한 방안으로 진작부터‘오바마_힐러리’티켓을 강력히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제까지는 오바마, 힐러리 진영 모두에서 부통령 지명에 대한 논의를 부인하거나 이에 대한 언급을 의도적으로 피해 왔다.
그러나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위를 사실상 굳힌 오바마 의원이 비밀리에 부통령 후보를 물색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힐러리 의원에 대한 부통령 지명론에 대한 관심도 부쩍 커지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2004년 대선 당시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의 부통령 지명에 관여했던 모기지 회사 패니 매의 짐 존슨 최고경영자(CEO)에게 부통령 후보 물색을 요청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힐러리 의원의 부통령 지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힐러리 의원이 민주당 경선에서 패할 경우 부통령 자리가 나중에 미 대통령에 재도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생각에서다. 힐러리 의원은 상원의원직을 유지하는 데 더 관심을 가진 반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어떻게 해서라도 힐러리 의원을 백악관에 입성토록 하는 데 더 골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 같은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것은 시사주간 타임이 23일 처음으로 보도했다.
힐러리 의원 진영의 대변인은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부통령 희망 여부 등에 대해 누구와도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며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부통령 지명은 대선후보가 결정할 문제라고 믿고 있다”며 언론 보도를 일단 부인했다.
그러나 클린턴 전 대통령의 친구 등 측근들은 익명을 전제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_힐러리 티켓이 당 단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주요 접전지역인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하고 1,600만표 이상의 전체 유효득표수를 기록한 힐러리 의원이 부통령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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