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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사장 공모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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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사장 공모 '우왕좌왕'

입력
2008.05.26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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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 공모제가 출발부터 우왕좌왕하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장 공모가 불과 하루 전날 취소되는 등 석연치 않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향후 240곳 공공기관장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더 큰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은 지난 19일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KOTRA, 한국수출보험공사, 그리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6개 기관에 대해서 기관장 1차 공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한전 자회사인 한수원이 1차 공모 대상에 포함된 것은 의외였지만, “대형 공공기관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불과 4일 뒤. 지경부는 한수원을 제외한 5개 기관장에 대해서만 공모를 실시한다는 통합 공고를 냈다. 한수원은 정부 방침에 따라 1차 사장추천위원회까지 열어 공모 일정까지 확정한 상태. 공고를 불과 하루 앞둔 전날 정부 방침이 바뀌면서, 갑자기 공모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배경을 두고 갖가지 억측이 나돌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한수원은 한전의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다른 자회사와 마찬가지로 한전 사장 선임 후 사장을 뽑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가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사장단 추천위원회를 열어 공모 일정까지 모두 확정해놓고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사장단 추천위라는 절차상 공시기구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애당초 공모 대상 6개기업 선정도 원칙이 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더니 결국 공모대상을 하루만에 바꾸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고 비난했다.

이번에 6개 공기업 사장단 선임과정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는 ‘사전 내락설’등의 빌미를 또 다시 제공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공공기관장 선임의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지 못하면서, 앞으로 200여 기관에 달한다는 공공기관장 선임 과정이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이미 한 차례 공모를 실시했던 KOTRA와 주택금융공사는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최종 후보 3배수를 추천하는 단계까지 간 상황에서, 적임자가 없다는 모호한 이유로 재공모까지 진행하는 등 파행이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공공기관 사장추천위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는 “정부가 무리수를 둬가면서 공공기관장 대규모 물갈이에 나서는 상황에서 절차가 투명하지 않으면 갖은 오해와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처음부터 우왕좌왕하게 되면 앞으로도 상당한 구설수에 휘말릴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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