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초고속으로 올라 1배럴에 135달러를 돌파했다. 5월에만 19%가 올랐다. 당연히 국내 휘발유 값도 1리터에 2,000원을 넘어섰다. ‘이것으로 끝’이라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기름값은 앞으로도 가파른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연말이면 배럴 당 200달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3차 오일쇼크가 ‘말’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당연히 세계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당장 올해 미국경제가 1%의 저성장으로 추락하게 생겼고, 일본도 4월 무역수지 흑자가 전년 대비 46.3%나 감소했다. 심각한 인플레이션, 원가 상승, 소비 축소로 세계 경제가 공황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엄살이 아니다. 국제 유가의 급등과 미국경제의 침체는 특히 에너지 자립도가 낮고, 대미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리라는 사실은 이제 삼척동자도 안다.
방법은 하나 뿐이다. 수 십번 강조하지만, 우리 스스로 위기의식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오르는 국제유가를 막을 방도는 없다. 적게 쓰고, 아껴 쓰고, 다시 쓰고, 다른 것을 찾는 길 뿐이다. 정부도, 기업도, 가계도 한 마음이 돼야 한다. 4월 들어 대중 교통수단 이용자의 숫자가 겨우 5% 정도 늘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거리에 넘쳐 나는 자동차와 가정에서의 무심한 에너지 과소비를 보면 에너지 위기의식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 수 있다.
정부부터 실효성 있는 대책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 석유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가능 에너지의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1997년부터 에너지와 자원절약 대책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로 국민운동을 전개해온 일본처럼 이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기업과 국민들도 경제적 상황에 관계없이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생활화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가운데 1인당 국민소득은 30위이면서 에너지 소비량은 9위이자 GDP 대비 세계 1위이며, 에너지 수입액이 GDP의 10%나 차지하는 세계 원유 수입 5위 국가로는 어떤 희망도 없다. 지금과 같은 고유가 시대에는 정말 범국민운동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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