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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소리없이 與구심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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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소리없이 與구심점 부상

입력
2008.05.2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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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한나라당 내 주류의 구심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재오 의원이 낙선 후 26일 미국으로 떠나기로 확정하면서 그 공백까지 이 부의장이 채워 주류의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될 분위기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선 긍ㆍ부정 양론이 공존한다.

이 부의장은 최근 드러나진 않지만 분주한 물밑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장 차기 당 지도부 라인업 구성부터 그의 역할이 상당했다는 관측이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주류 내부에 지도부 구성을 두고 이견이 생기자 조율을 통해 정리되도록 한 배경에 이 부의장이 있었다는 것이다.

18일 주류 중진의 만찬 자리에 이 부의장이 참석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주류 측 한 인사는 23일 “아마 이 부의장이 그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면 원내대표도 경선을 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의장의 조율이 없었다면 정리되기 힘들었을 거라는 의미다. ‘박희태 대표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는 21일 초선 당선자 21명이 모인 저녁 자리에도 참석했다.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고승덕 당선자 등이 가칭 ‘현장경제연구회’ 모임 발족을 위해 마련한 자리에 이 부의장이 예고 없이 방문한 것이다.

한 참석자는 “이 부의장이 방문해 깜짝 놀랐다. 누군가 초청한 모양”이라며 “30여분 간 앉았다 갔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의장은 “이명박 정부가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잘 뒷받침하자”는 등 당의 화합을 강조하고 초선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조언을 했다는 후문이다. 현안 언급은 없었다고 하지만 이 부의장의 이날 행보는 초선 챙기기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부의장은 또 당내 화합을 위한 친박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역할을 한다는 관측이다. 이 부의장이 친박 무소속연대 인사들을 만나 교섭단체 구성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처럼 이 부의장이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양론이 있다. 한 주류 측 당선자는 “이 부의장이 정치적 경륜을 바탕으로 조정 역할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지금 당 화합을 위한 조정자가 없다면 더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형이 두드러져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있다. 서울의 한 의원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며 “아무래도 오해를 받을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부의장이 그런 역할을 하지 않으면 그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 것”이라는 말도 있다.

이에 대해 이 부의장 측은 “이 부의장이 당직이나 국회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말을 여러 번 해 왔고, 실제로도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정치에는 거리를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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