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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에코 프렌들리' 눈길 돌린 패션, 눈길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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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에코 프렌들리' 눈길 돌린 패션, 눈길 잡다

입력
2008.05.2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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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할리우드 여배우 제니퍼 애니스톤과 커트니 콕스의 특별한 사연이 각종 해외 연예매체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내용인즉 시트콤 ‘프렌즈’로 친분을 맺은 두 사람이 자전거 선물을 주고 받으며 두터운 우정을 과시했다는 것.

물론 파파라치들이 만들어낸 자극적인 사진들로 가득한 연예매체들이 단지 이들의 훈훈한 정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소식을 실었을 리는 없을 터. 핵심은 이들이 주고받은 선물에 있었으니, 커트니 콕스가 제니퍼 애니스톤에게 선물한 자전거의 브랜드가 바로 사치품의 대명사 샤넬이었던 것. 그럼 여기서 드는 의문 한 가지. 샤넬이 자전거를 팔던가? 대체 언제부터 산업디자인 브랜드로 전환한 거지?

■ 패션업체, 자전거를 디자인하다

올 봄에 ‘2.55’ 자전거를 내놓은 샤넬 이외에도 최근 세계 각국의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자전거 또는 자전거를 모티프로 한 아이템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영국 디자이너 폴 스미스는 자전거 브랜드 메르시앙과 합작해 특유의 줄무늬를 가미한 자전거를 선보였고, 글로벌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푸마는 어둠 속에서 빛이 나도록 디자인된 ‘푸마 글로 라이더’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청바지 브랜드 지스타 로우도 브랜드 고유의 느낌을 살린 ‘로우 캐논데일’을 내놓았다. 5월 말에는 국내에도 한정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왜 자전거일까. 지스타 로우의 편수희 마케팅팀장은 ‘친환경’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패션 트렌드는 한 계절에도 여러 가지 아이템이 동시에 인기를 얻는 등 순환 주기가 짧아지고 있고, 이는 오히려 트렌드를 없애는 결과를 낳았다.

따라서 이제 디자이너들은 유행 아이템을 새로 만들기보다 사회문제나 건강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말한다. “라이프 스타일에서 건강, 환경, 스타일 모두를 만족시키는 아이템으로 찾은 것이 바로 자전거”라는 것이다.

결국 유행 주기가 짧아져 빨리 입고 빨리 버리는 패스트 패션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환경이야말로 패션 브랜드가 피할 수 없는 새로운 도전 영역으로 떠올랐다는 이야기다.

■ 패션의 새로운 트렌드, 친환경

패션 브랜드와 자전거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예가 아니더라도 친환경에 쏠린 디자이너들의 관심은 어렵지않게 발견할 수 있다. 최근 많은 디자이너들이 환경 관련 구호를 새겨넣은 제품을 내놓거나, 천연소재 사용 또는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가공방법을 개발해 제품 생산에 적용함으로써 환경 문제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물론 친환경 제품 출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그간 관련 제품들은 저렴하고 후줄근하며 불편한 이미지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의 친환경 패션은 디자이너들의 환경에 대한 고민 그 자체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각 브랜드들이 앞다퉈 친환경 제품과 캠페인을 선보이고 있는 양상이다.

단순히 ‘예쁜 것’에만 치중하면 유행을 주도하는 소위 ‘트렌드 세터’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친환경은 패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 에코백에서 유기농 의류까지

대표적인 예가 요즘 할리우드 스타들의 일상 사진에서 자주 등장하는 ‘에코백’이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비닐봉지가 아닌 면 소재 가방을 들어 환경보호에 앞장선다는 의미의 에코백은 영국 디자이너 애냐 힌드마치가 천 가방에 ‘나는 비닐봉지가 아닙니다’(I’m Not A Plastic Bag)라는 문구를 새겨 영국과 일본 등지에서 한정 판매한 데서 시작됐다.

키이라 나이틀리, 리즈 위더스푼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이 가방을 든 사진이 각종 매체에 등장하면서 에코백은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한국에서도 얼마 전 종영한 TV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서 배우 최진실이 에코백을 들고 등장해 화제가 됐다. 최근 베네통코리아도 ‘녹색은 나의 신념’(Green is my religion)이라는 문장을 새긴 에코백을 내놓았는데 옥션(www.auction.co.kr)에서만 3주일 만에 500개가 넘게 팔려 나갔다.

친환경은 가죽 제품에도 적용된다. 가죽 제품과 친환경은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만 가죽은 염색 공정에 약간의 변화만 줘도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그래서 몇몇 브랜드에서는 수질오염과 토양오염을 일으키는 화학물질 대신 식물성 오일을 사용해 염색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루이까또즈의 코오스 라인이나 헤지스 액세서리의 비비드 블로킹 라인 등이 대표적이다.

피부자극이 없는 유기농 소재를 이용한 의류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유기농 소재는 3년 이상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재배한 유기농 면이 대표적이며 삼베, 아마, 콩 섬유를 쓰기도 한다. 에코백처럼 친환경 메시지를 담은 티셔츠도 등장했다.

베이직하우스의 ‘오가닉 헨리넥 레이어드 티셔츠’는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목화를 쓰고 염색을 하지 않은 제품으?가슴에 ‘오가닉을 생각하라’(Think Organic)는 구호를 새겼다. 나이키도 유기농 면 티셔츠를 선보였으며, 코오롱스포츠는 대나무 섬유와 나일론 스판 소재를 섞은 등산용 바지, 대나무 섬유와 쿨맥스 소재를 섞은 티셔츠 등을 내놓았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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