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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도 한국? 일본기업들 '산산(産·産)협력' 거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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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도 한국? 일본기업들 '산산(産·産)협력' 거침이 없다

입력
2008.05.2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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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들의 ‘산(産)ㆍ산(産) 협력’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이 각자의 주력 분야를 결합하거나 서로 다른 사업을 접목하는 산ㆍ산 협력은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어 효과적이다. 특히 일본 전자 업체들은 반도체, LCD 등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산ㆍ산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협력은커녕 ‘산ㆍ산 장벽’을 높게 쌓아놓고 있는 국내 업체들로선 이래저래 위협이 되고 있다.

23일 니혼게이자이 등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적 전자회사인 마쓰시타와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차에 탑재할 전지를 대폭 증산하기 위해 공장 2곳을 공동신설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손을 잡았다는 얘기다.

도요타와 마쓰시타가 공동 출자한 전지회사 파나소닉EV에너지는 추가 출자를 통해 일본 미야기현에 니켈수소전지 공장을, 시즈오카현에 차세대 리튬전지 공장을 각각 신설할 계획이다. 새 공장이 완공되면 2011년께 파나소닉EV에너지의 전지 생산량은 연간 100만대로 늘어난다.

콧대 높은 두 회사가 자존심을 버리고 기꺼이 손을 잡은 이유는 무궁무진한 ‘차량용 2차 전지’산업의 가능성 때문이다. 하이브리드가 미래자동차 시장의 아이콘인 만큼 여기에 들어갈 2차 전지는 자동차회사나 전자회사나 모두에게 미래가 걸린 핵심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나 마쓰시다가 각자 2차전지를 개발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은 크게 절감되고 기술력은 배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너지를 위해 자존심을 버리는 이런 산ㆍ산협력이야말로 ‘일본판 실용주의’라는게 업계 해석이다.

도요타는 전지분야에서 다른 경쟁사를 크게 앞서는 양산 체제를 구축해 1,000만대에 이르는 자동차 생산량 가운데 10%를 하이브리드차로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양산이 쉬운 니켈수소전지를 늘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현재 하이브리드차는 휘발유차보다 40만, 50만엔 가량 비싸지만 전지가 대량생산되면 차량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

일본의 산ㆍ산협력은 현재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 4위업체인 도시바는 생산규모 확대를 위해 최근 후지쯔와 자본투자 방식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 사의 반도체 연 매출은 도시바 1조4,000억엔(14조983억원), 후지쯔 5,000억엔(5조351억원) 규모여서 손을 잡으면 1조9,000억엔(19조1,334억원)의 거대 반도체 기업이 된다. 이 경우, 도시바는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1위 인텔(35조6,800억원), 2위 삼성전자(20조6,690억원)의 뒤를 이어 3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산ㆍ산 협력이 가장 활발한 곳은 LCD 분야다. 산요는 이날 샤프와 제휴를 맺고 북미 수출용 LCD TV 패널을 공급받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합작법인 S-LCD를 설립했던 소니는 올해 3월에 샤프와 손을 잡고 10세대 LCD 공장을 오사카에 짓기로 했다.

최근에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의 경우 자사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경쟁업체와 손을 잡는 적극적인 산ㆍ산 협력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세계 5위의 PDP 패널 제조업체인 파이오니아는 올해 안에 PDP 패널 생산을 중단하고 경쟁사였던 세계 최대 PDP 제조업체 마쓰시타로부터 PDP 패널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국내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산ㆍ산협력은 대부분 우리나라와 경합하는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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