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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의 입시실험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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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의 입시실험을 주목한다

입력
2008.05.2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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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오늘 미국 명문 코넬대 입학 담당 책임자로부터 학생 선발에 관한 노하우를 전수 받는 컨설팅 계약을 맺는다. 도리스 데이비스 입학사정관은 UC버클리, 예일대, 버드나칼리지의 입학사정관을 지낸 전문가로 7월 말까지 서울대를 방문해 입학제도 전반에 대한 1차 보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단순 자문 수준이 아니라 서울대의 신입생 선발 방식 전반을 뜯어고치는 차원의 컨설팅이라니 주목된다.

미국 일류 대학들은 입학사정관을 수십 명씩 두고 SAT(미국 수능)나 고교 내신처럼 객관적으로 계량화한 점수보다는 성장 환경이나 경험의 다양성, 미래의 발전 가능성, 리더십 등을 깊이 있게 평가해 학생을 뽑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양한 심층면접이나 직접 방문 등을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빈다. SAT 만점자나 전교 1등이 하버드나 예일대 입학에서 숱하게 낙방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지필고사만 잘 보는 학생, 공부만 잘하는 학생보다는 창의성과 진취성, 개성과 발전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진작부터 이 제도를 권장해왔지만 우리 현실은 요원하다. 대부분의 대학이 수능이나 내신 같은 계량화한 점수가 사실상 그 학생의 모든 것을 말해 준다는 낡은 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니 본고사를 보이겠다든가 고교별 내신 등급제를 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주장을 아직도 하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 학생들도 비계량적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을 믿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가 결단을 내린 것은 의미가 크다고 본다. 실시 과정에서 혹 평가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이 들어와도 불사하겠다니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신뢰 받는 국립대가 이 제도를 본격 도입한다면 긍정적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 미국 제도의 장점을 충분히 흡수하되 우리 현실을 면밀히 배려하는 한국적 입학사정관제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것이야말로 학생들이 소모적인 과외에 덜 젖고 원하는 공부, 훗날 진정 도움이 되는 공부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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