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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진 삼성투신운용 주임/ '나는 자산운용사에 이렇게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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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진 삼성투신운용 주임/ '나는 자산운용사에 이렇게 입사했다'

입력
2008.05.26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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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는 산업이라고 불리는 증권업. 그 중에서도 자산을 직접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운용업은 자본시장의 꽃이다. 펀드매니저 등 자산운용사 직원들은 자본시장의 최전방 전투요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초를 다투는 손놀림에 ‘억’ 단위의 돈이 사라지기도 하고 생기기도 한다. 이 같은 작업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기 때문에 취업 장벽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 보통 대학에서부터 경영학을 전공하고 MBA 등 취득하기 어려운 자격증을 가지고서야 업계에 명함을 내밀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올해 2월 국내 대표적인 자산운용사인 삼성투신운용에 출근하기 시작한 해외투자팀 조형진(29ㆍ사진) 주임의 예를 보면 ‘뜻이 있는 자에게 길이 있다’는 격언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조 주임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복수전공하긴 했지만, 원래 컴퓨터공학도다. MBA 같은 자격증도 없다. 석사학위가 있긴 한데 엔터테인먼트학 전공이다. 경력은 병역특례로 NHN에서 근무한 것이 전부로 금융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이런 그가 어떻게 그 ‘콧대 높은’ 증권업계에 입성할 수 있었을까? 그가 밝히는 취업 비결을 들어보자.

▦선배들의 성공사례를 분석하라

그가 금융권으로 가야겠다고 본격적으로 마음을 먹은 건 재작년 12월. 마음은 먹었지만 금융권 인맥이 거의 없었던 그에게는 어떤 직종, 어느 회사를 택해야 하는지부터가 막막한 일이었다. 그래서 처음 시작한 것이 바로 금융권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수집하는 일이었다. 조 주임에게 이런 일은 낯설지 않았다. 대학에 다닐 때 소위 ‘자기계발운동’에 참여하면서, 분야별로 성공한 대학 선배들에게 들은 성공비결을 <드림스파이> 라는 책으로 엮어내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친구와 선후배들을 통해 소개 받은 금융권 종사자들을 직접 인터뷰한 결과 공통적인 조언이 있었다. 첫번째, 거의 모두가 회사 선배의 추천을 받았다는 것. 공급이 폭발적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대부분의 직종은 빈 자리가 잘 나지 않기 때문에 내부추천에 의한 채용이 많다.

둘째, 산업 전반에 대한 지식과 어떤 포지션을 택할지는 볼트(Vault Inc.)사의 커리어가이드 서적을 참조하라는 것.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이 책은 특히 금융이나 컨설팅 등에 대한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사전지식을 제공한다고 그는 귀띔했다.

▦네트워크는 바늘구멍도 열어 제낀다

증권업계 채용시장은 만차 상태의 주차장과 같다는 얘기가 있다. 고급차이건 국민차이건, 비는 자리를 빨리 포착하고 가까이서 맴도는 차가 주차를 할 수 있다. 증권업계 채용도 학벌 등의 객관적인 자격조건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맥을 통해 채용시장에 근접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

조 주임 역시 대학시절부터 모임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대학시절부터 멘토링 모임인 ‘대학생 미래공작소’, 10년 후를 준비하는 ‘십년후’, 이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사회초년생모임’ 등을 만들어 활동했다. 금융권에 취업하기로 마음먹은 후 그는 지난해 초 여의도 금융인 모임인 ‘와인과 금융’을 동부화재에서 근무하는 친구와 함께 만들었다.

조 주임은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인맥들을 통해 금융권 내부에서 오가는 실시간 채용정보를 누구보다 빨리 알 수 있었고, 지인의 추천을 받아 취업에 당당히 성공했다.

▦발로 뛰고 필사적으로 매달려라

조 주임은 지원할 회사를 알아보기 위해 주말을 이용해 여의도, 강남, 광화문 일대의 큰 빌딩숲을 헤집고 다녔다. 그는 “인터넷 홈페이지만 봐서는 그 회사가 건실한지 잘 감이 안 온다”면서 “괜찮은 회사다 싶으면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집에서 정리하다 보니 수십 개의 회사로 압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몇 번이나 면접을 보고 절망한 적도 있었지만, 갈수록 좋은 회사를 판단하고 자신을 적절히 표현하는 면접 기술도 쌓여갔다.

삼성투신운용에서는 같이 일할 팀원, 인사팀, 경영진 등 3번의 면접을 치렀다. 질문은 주로 업무태도나 금융지식에 대한 것이었다. ▦왜 이 포지션에 지원했는가 ▦이자율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신문기사를 영어로 번역해보라 ▦인터넷 관련 주가의 전망은? ▦1억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배분하고 투자하겠는가 등이었다.

조 주임은 “마지막으로 보다 필사적으로 매달릴 것을 당부한다”며 “지원할 회사를 알아보거나 지인에게 추천을 부탁할 때에 대충하지 않고 성의를 다한다면 성공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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