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해리스 지음ㆍ조성숙 옮김/21세기북스 발행ㆍ344쪽ㆍ1만5,000원
누군가가 혹은 무언가가 자꾸만 당신의 성질을 긁어댄다. 이성적 판단은 뒷전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아주 쉽고도 효과 만점인 방법이 있다.
1부터 10까지 머릿속에서 천천히 셀 수 있는가? 그럴 수만 있다면 당신의 이성은 더 이상 감정의 노예가 아니다. 이는 이드니 초자아니 하는 철옹성들이 한치 양보 없이 항상 힘을 겨루는 프로이드류의 심리학으로 쉬 설명되지 않는다.
그 같은 심리적 현상에 접근하는 길은 1957년 심리학자 에릭 번이 처음으로 제시한 의사 소통과 행동 방식 이론인 교류분석(transactional analysis)론에 의해 처음으로 틔었다. 10년 뒤 심리학자 토머스 해리스는 이론을 계승, “마음은 내부의 세 인격, 즉 부모 자아 – 어른 자아 – 아이 자아가 상호 작용한 결과”라며 정교화해 냈다. 내 안의 여러 인격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느냐, 즉 ‘교류’하느냐에 따라 인간은 희망을 키우고 미래를 예측해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의 메시지는 “그래도 우리는 바뀔 수 있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어른 자아를 자유롭게 하고, 부모 자아와 아이 자아가 서로 교류하는 데 지배적인 힘을 발휘한다면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가능성이다.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등 가족 내 구성원들이 내면의 자아들과 서로 소통해 관계의 ‘황금률’에 도달하는 길로 이 책은 인도한다. “아이가 무언가를 알고 싶어서 호기심을 표시한다는 것은 어른 자아가 발달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이 때 부모는 세심함과 통찰력을 발휘, 아이의 호기심을 보호하고 충족시켜줘야 한다.”(216쪽)
옮긴이 조성숙 씨는 “지금의 행동이 어떤 자아에서 나오는지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과거의 오류를 바로잡은 뒤 현실에 단단히 뿌리 내린 어른 자아와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람들 내면속의 자아들이 상호 작용하는 상황을 그린 개념도,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 등의 자료가 흥미진진한 심리 실험실로 독자들을 이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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