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로 서민 살림이 팍팍해졌다. 빈부격차도 더욱 더 벌어졌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1ㆍ4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14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5.0% 늘었다. 하지만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1.2% 증가하는데 그쳤다.
가계살림은 경고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월평균 흑자액(처분가능소득-소비지출)은 53만8,200원으로 지난해보다 1.6% 줄었다. 흑자 폭이 감소한 것은 2005년3분기 이후 처음.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수가 위축하면서 고용도 부진해져 소득 증가세는 둔화한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가계지출 부담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출은 소득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1만9,200원으로,작년 1분기보다 5.3%나 늘었다. 특히 광열수도비(14.6%), 식료품비(4.6%) 등 필수적 지출이 크게 늘며 서민층의 살림살이가 고달파졌다. 세금,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 비소비지출도 12.6% 증가,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서민층의 살림살이다. 빈익빈 부익부현상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소득 상위 20% 가구의 평균소득이 하위 20%의 몇 배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 배율은 8.41로 작년(8.40)보다 높아졌다. 소득 5분위 배율은 2004년(7.75) 이후 2005년 8.22배, 2006년 8.36배 등 계속 악화하고 있는데,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대폭으로 커졌다.
소득 하위 20%가구는 적자신세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위 20% 가구는 가처분소득(77만1,200원)보다 소비지출(121만5,500원)이 많아 월평균 44만4,300원 적자를 냈다. 1년 전보다 적자폭을 9%나 키웠다. 하위 20~60% 가구도 흑자폭이 줄었다. 상위 20% 가구가 220만1,900원의 흑자를 내 흑자액이 작년보다 4% 증가한 것과 대비를 이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의 50% 미만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4.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8번째로 높은 편. 소득 분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OECD 평균인 0.312였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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