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문화제가 격렬한 가두 시위로 번져가는 것을 지켜보는 정치권의 심사는 복잡하다. 특히 시위 전개 양상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가 잇달아 흘러나왔다.
특히 여당 의원들 사이엔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반성도 있었지만 “시위 배후에 새 정권을 흔들려는 조직적인 배후가 있는 것 같다”며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한나라당 권영세 사무총장은 “쇠고기 문제에 경제적 불만이 복합돼 있는 것 같다”면서도 “쇠고기 이슈가 계속 커지는 상황이 아닌데 시위가 극렬하게 가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정진석 의원은 “본질 자체는 이성적 대화로 풀 문제인데, 자꾸 군중심리가 보태져서 이상한 쪽으로 확대되는 것 같다”며 “현 정권의 정책적 에러에 대한 실망의 표출이라고 보기엔 도를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 재선 의원은 “시위가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는 것은 그 배후에 좌파 세력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조직적 흔들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도 “정권교체 이후 위기 의식을 느낀 반 보수 세력이 쇠고기 문제를 빌미로 세 결집을 시도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면 정부 여당이 먼저 반성을 앞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진영 의원은 “국민설득이 부족했다”며 “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고 하더라도 경제, 교육, 외교 등 주요 정책을 바꾸려면 국민의 동의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 이런 과정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의원은 “송구스러울 따름”이라며 “성난 민심을 안심시키고 잘 해나가야 한다는 말 외에 무슨 말을 하겠냐”고만 했다.
통합민주당 의원들은 “여당이 배후를 운운하기에 앞서 성난 민심을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종률 의원은 “미봉책으로는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없다는 점을 어제 오늘의 시위가 확인시켜 줬다”며 “정부여당이 사태를 정확하게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갑원 의원은 “국민들은 대단히 분노하고 있고 또 불안해 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민심을 정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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