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사회주의 혁명의 아이콘에서 젊은이들의 패션 아이템으로 전락해버린 혁명가 체 게바라. 아르헨티나 출신의 의사로 피델 카스트로와 1959년 쿠바혁명을 이룩하고 홀연히 또 다른 혁명의 환희를 찾아 떠나버렸던 이 사내의 당당했으나 굴곡진 열정이 칸에서 부활했다.
20세기 세계사를 뒤흔들었던 게바라의 결정적인 순간을 담은 영화<체> 는 제 체>
61회 칸영화제 경쟁부분 선정작. 22일(현지시간) 오후 12시30분 칸 팔레드
팔리아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감독 스티븐소더버그는“게바라는 상상도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인물”이라며“할리우드영화의 관습적인 드라마틱한 요소를 제거하고 사람에 동정심을 가졌던 그의 초상화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체> 의 상영시간은 장장 4시간28분. 체>
파트1(137분)과 파트2(131분)로 나눠 상영됐다. 파트1은 멕시코에 머물던 게바라가 카스트로의 혁명의지에 감화돼 쿠바로 떠나는 과정부터 혁명을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이 혁명 후 뉴욕을 찾은 게바라의 회고형식으로 풀어진다. 파트2는 쿠바에서의 모든 직책을 벗어 던지고 아프리카로 잠적했던 게바라가 군사정권치하의 볼리비아 해방을 위해 다시 게릴라로서의 고행의 길을 자처한 생애 마지막 1년여의 시간을 조명한다.
파트1이 과거와 현재를 씨줄과 날줄로 삼아 역사의 거대한 그물을 직조해 내는 반면 파트2는 게바라의 순수한 혁명 정신이 눅진한 현실의 벽 앞에 급격히 휘발되는 과정을 전투일지를 시간순서대로 읽어가듯 담담히 펼친다. 소더버그는“당초 베일에 가려진 게바라의 볼리비아에서의 행적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그러나 영화의 전후 맥락을 관객에게 알려주기 위해 쿠바혁명을 다룬 파트1도 영화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게바라를 스크린에 현현화한 배우는 베니치오델토로. <씬시티> 와 <트래픽> 등으로 국내 영화팬과 안면을 튼 히스패닉계 스타다. 이번 영화를 공동기획하기도 한 그는 정작 어린시절“게바라를 나쁜사람(Bad Boy)으로만 인식했다”고 말했다.“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에서 나고자랐기 때문이죠. 그런데 성인이 된 후 멕시코의 어느 서점에 갔더니 그의 책이 쌓여있더군요. 책을 읽을수록 그에게서 많은 매력을 느꼈고 결국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트래픽> 씬시티>
<체> 의‘국적’은 미국이지만 스페인어로 제작됐다. 소더버그는“미국에서 체>
는 더빙영화가 재난으로 통하지만 영화의 배경인 남아메리카의 문화적 요소를 최대한 살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게바라를 신격화하거나 영웅시 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의식하고 이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 그에 대한 어떤 논쟁에도 끼워 들고 싶지않았다”며 객관적 시선으로 게바라의 삶을 그리려했음을 강조했다.
델 토로는 이 영화를 만드는 과정서 카스트로를 5분간 만났으나 소더버그
는 쿠바를 5번 방문하고도 그를 대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종종 새벽2시에(측근들에게) 전화해‘우리 토론합시다’한다는 그의 습관을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쿠바에 있는 동안 그가‘영화제작은 그만 두고 우리 게바라에 대해 토론합시다’라고 할까 봐 좀 걱정도 됐습니다. 이영화는 너무 길어서 아마 그가 살아있는 동안 다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웃음)”(스티븐 소더버그)<체> 는 국내 한 영화사가 수입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팬들도 조만간 만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체>
칸(프랑스)=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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