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신나서 일하는 일터는 직장이라기보다 하나의 문화 공간이죠.”
박희열(58ㆍ사진) 희경건설 사장은 건설업계에서 대표적인 문화경영인으로 꼽힌다. 연매출 1,000억원대에 불과한 하청 건설사 사장이 ‘문화경영’을 화두로 내세운다는 것을 쉽지 않은 일. 하지만 박 사장은 “작업복과 기름때로 대표되는 건설회사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어 문화예술을 경영에 접목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비록 작은 회사지만 직원들이 문화예술을 즐기고, 그 성과를 나누는 일터를 만들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박 사장이 문화경영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직원들의 사진을 직접 찍으면서부터. 그는 “어느날 직원 프로필을 보는데 웃는 사진이 하나도 없었다. 때 마침 사진을 배우고 있었는데 직원들의 활짝 웃는 모습을 직접 카메라 렌즈에 담아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라고 털어 놓았다. 박 사장은 짬이 날 때마다 직원들을 한명씩 찾아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지금은 30여명의 직원 사진이 그의 집무실과 회사 곳곳에 붙어 있다. 그는 “사진을 직접 찍으면서 직원들 모두 문화를 즐기는 회사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박 사장의 문화경영은 이후 와인파티, 오페라나 콘서트 티켓 나눔운동으로 이어지면서 회사는 단순한 일터에서 조그마한 문화공간으로 바뀌어 갔다. 수직적 조직문화도 수평적으로 변했다. 처음 수동적이었던 직원들이 경쟁적으로 신사업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회사는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최근 박 사장은 서울 강남에 ‘유기농 유아용품점’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퇴사 후 유학을 갔다가 재입사한 여직원이 낸 아이디어를 사업화 하기로 한 것. 그는 “건설사가 무슨 용품점이냐는 반발도 있었지만 직원의 소중한 아이디어인 만큼 도와주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건설경기가 좋지 않고 경영이 어렵지만 결국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며 “몸집을 키우기보다는 직원들이 떠나지 않고 행복하게 일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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