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지지 여성표를 잡아라.’
11월 미 대선 본선에서 미 역사상 최초의 흑백대결을 할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 진영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을 지지해온 여성표를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 최신호는 ‘힐러리 지지 여성들은 과연 11월 본선에서 오바마에게 투표할 것인가’를 놓고 제기된 의문이 이 같은 오바마_매케인 경쟁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오바마 의원 진영은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이 확실해지면서 힐러리 의원을 지지하던 여성들, 특히 수백만명의 백인 여성 근로자를 모두 끌어안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오바마 의원의 경선 승리가 굳어졌음에도 불구, 힐러리 지지 여성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오바마 의원에게 회의적이거나 적대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오바마 의원측은 낙태, 산아제한, 남녀 동등임금 등의 이슈에서 오바마 의원과 힐러리 의원의 견해가 거의 같다는 점을 앞세워 힐러리 지지 여성표 공략을 시도하고 있다. 뉴스위크는 “낙태를 반대하는 매케인 의원과 비교할 때 오바마 의원은 그래도 자신이 더 낫게 비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맞서 매케인 의원 진영은 ‘낙태 반대 입장이 여성 지지를 확보하는데 반드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며 힐러리 의원 지지 여성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매케인 의원측은 특히 힐러리 의원을 지지해온 백인 여성 근로자와 무당파 여성들이 매케인 진영으로 옮겨올 것으로 믿고 있다.
매케인 의원 진영은 16개 주요 격전지역 여성에 대한 미 가족계획연맹의 여론조사 결과 매케인 의원 지지자 가운데 49%는 낙태를 찬성하면서도 매케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 최대 낙태옹호 단체인 전국낙태출산권행동연맹(NARAL)이 오바마 의원 지지를 선언했다. NARAL의 지도자들은 오바마 의원 지지 결정에 대한 회원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고 일부 회원들은 분노와 배신감을 토로하자 “매케인 의원을 지지하는 여성들 가운데 매케인 의원의 낙태 반대 입장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바마 의원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낙태에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매케인 의원이 아닌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 이런 결정의 배경이 된 것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