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2시40분. 국회 본회의 시작과 함께 구기성 의사국장이 야3당의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 사실을 보고했고, 임채정 국회의장이 이를 재확인했다. 한나라당의 반대로 보고 절차도 밟지 못할까 노심초사하던 야권 지도부의 표정이 밝아졌다.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3당은 미국산 쇠고기 공세의 일환으로 정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다. 국회법 112조에 따르면 해임건의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처리하도록 돼 있어 23일 오후부터 해임안 상정과 표결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야권은 이날 표 대결 준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전 회의에서 “정 장관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상위층에도 책임이 있지만 정 장관은 1차적인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책임을 면키 어렵다”며 해임건의안 처리를 공언했다.
해임건의안의 경우 국회 재적의원(291명) 과반(146명 이상)이 통과 요건이다. 민주당(136명) 선진당(9명) 민노당(6명) 등 야3당 의석을 합치면 반수는 거뜬하게 넘지만 18대 총선 낙선자가 많아 이들의 참석 여부가 표결의 변수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단 야3당 의원 151명 가운데 147명, 옛 열린우리당 출신 무소속 의원 중 최소 8명이 해임건의안 찬성표를 약속하는 등 155표+α는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본회의 개최 자체를 막지 않는 한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민주당은 또 정 장관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청문회 위증 혐의로 23일 이후 고발키로 하는 등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 고시 강행 움직임에는 “국민들하고 다시 전쟁을 치르고 싶으면 고시하라”며 장외투쟁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 압박에 대해서는 “한미 FTA의 F자도 꺼내지 마라. 굴욕적 쇠고기 협상을 그대로 둔 채 FTA로 건너가자는 것은 어려운 쇠고기 국면을 FTA로 모면하려는 시도”(김효석 대표)라고 반박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