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10개 종합병원을 우수 기관으로 분류하는 등 국내 86개 종합병원에 대한 평가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나 병원별 의료 서비스 수준을 비교할 수 있는 구체 자료가 공개되지 않고, 일부 병원은 환자들이 낮은 만족도 점수를 줬는데도 ‘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평가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해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86곳(종합 전문요양기관 43곳 포함)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료기관 평가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평가 결과,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경희대병원 등 10개 종합병원이 진료행위 수준이 가장 우수한 의료기관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는 진료 및 운영체계 등 의료서비스 부문, 진료행위의 질적 수준을 의미하는 임상질 지표, 환자 만족도 등 3개 영역에 걸쳐 실시했다. 의료서비스 영역 15개 부문의 경우 병원들은 평균 95.3점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2004년 조사에서는 평균 점수가 78.2점에 그쳤다”며 “최근 4년간 의료서비스 수준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 실시된 병원의 임상질 지표 평가에서는 병원 사이의 우열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중환자실 부문 평가에서는 전체 86곳 중 80곳 ▲폐렴 부문에서는 69곳의 종합병원이 90점 이상으로 우수했으나, ▲수술감염 예방적 항생제 사용부문에서는 90점 이상이 10곳에 그쳤다.
이에 따라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경희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분당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 전북대병원, 전남대병원, 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 등 10곳만 3개 평가 부문에서 모두 우수한 병원으로 인정됐다.
그러나 의료계 일부에서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평가”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평가기간 중 의료기관들이 환자와 미리 짜고 평가를 받는 등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평가단이 제때 오지 않는 바람에, 병원과 미리 짠 투약대상자 환자가 평가단이 올 때까지 약을 먹지 못하고 기다리는 등 편법 평가가 성행했다는 것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환자들의 만족도 평가에서 최하위 ‘C등급’을 받은 병원 두 곳이 전반적 평가에서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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