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이 되고나서도 한동안 중동이나 아랍 관련 업무를 해볼 기회가 없었던 필자는 이 지역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랍 사람들을 가까이서 접할수록 그들이 매우 종교적이며 경건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아랍인에 대한 선입견은 우리가 이슬람이나 아랍을 잘못 알고 있는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그 이유로 첫째는 우리가 이스라엘의 입장에서 보도하는 경향이 있는 서방 언론들을 주로 접하면서 무의식중에 편견이 생긴 것으로 보며, 둘째로 서양의 관점으로 기술된 세계사를 주로 공부한 영향, 마지막으로 다른 아시아국가나 미국ㆍ유럽 등에 비하여 교류가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그나마 최근 들어 중동이나 아랍과의 관계증진에 눈을 돌리고 이를 위하여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고 있어서 다행이다. 그런 사람들은 에너지 확보, 건설 진출의 측면에서 중동지역이 경제적으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고들 한다.
물론 중동은 우리나라가 석유수입의 80% 이상과 가스수입의 60% 이상을 의존하는 지역이고, 작년에 처음으로 400억달러를 달성한 해외건설 수주액 중 거의 60%를 중동지역에서 수주하였으니 건설을 통한 외화가득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그러나 필자가 28년간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국가관계도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신뢰와 신의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돈 많은 사람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모여도 그 중 진정한 친구와 단지 돈만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을 구별할 수 있듯이, 국가간에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가 아랍국가 및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22개 아랍국가들과 함께 한ㆍ아랍 소사이어티를 창설한 것은 의미있는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것은 정부간의 기구가 아니어서 정부 뿐 아니라 기업, 학계, 문화계, 종교계 인사가 모두 참여하는 단체이므로 한국과 아랍의 국민들을 실질적으로 보다 가깝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벌써부터 우리의 많은 기업과 학계 인사들이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밝혔고 중동지역 국가들의 반응도 좋아서 앞으로 한국과 아랍 국가들을 진정한 친구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ㆍ아랍 소사이어티의 창설로 한국과 아랍국가들이 전방위적인 협력을 통하여 진정한 동반자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을 축하하면서 큰 성공을 기원한다.
조성환 주 오만 대사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