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상품의 광고 가격이 실제 가격과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업체들이 값싼 상품을 찾는 소비심리를 이용해 인터넷 홈페이지나 신문광고에 저가로 여행가격을 표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추가 경비가 표시가격의 최고 88%에 달했다. 또 동일 조건의 상품이라도 업체별로 표시가격과 추가 경비가 제각각이어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22일 한국소비자원(원장 박명희)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송출 실적 상위 20개 여행업체의 해외여행 상품 가격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개 업체 중 표시가격과 실제 여행경비가 일치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조사업체의 70%(14개사)가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고객들에게 최고 88%에서 최소 7%까지 추가 경비를 부과했다.
특히 중국, 동남아 여행상품의 추가 경비 비율이 높았다. 롯데관광 중국 상품의 경우 표시가격이 13만7,000원, 추가 경비가 12만원으로 추가 경비가 표시가격의 88%나 됐고, 추가 경비가 광고상 표시가격의 절반을 넘는 업체도 35%(7개사)에 달했다.
공항세, 유류할증료 등의 명목으로 추가경비를 부과하는 것도 ‘업체 마음’대로였다. 조사 업체의 30%는 올해 1, 2월 인상된 추가 유류할증료를 별도 징수했으나 3월에 인하한 유류할증료를 반영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또 조사 대상의 60%(12개사)는 여전히 선택관광을 필수로 강요했다.
하나투어 등 일부 여행사는 항공편 등 일정이 동일해도 추가 경비를 다르게 적용, 표시가격이 낮은 온라인 상품이 실제론 더 비싼 경우도 있었다. 우리 국민이 많이 찾는 필리핀 세부 여행상품에 대해 동일한 조건으로 13개 업체(동일 조건 상품이 없는 7개 업체 제외)의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표시가격은 온라인투어와 노랑풍선이 가장 최저가(36만 9,00원)였다.
그러나 각종 공항세 및 유류할증료 등 추가 경비를 포함하자 최저가였던 온라인투어의 가격(62만 9,000원)이 두 번째로 높았고, 표시가격이 두 번째로 높았던 모두투어와 넥스투어(54만9,000원)는 실제 경비로는 최저가였다. ★표 참조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중 변동이 거의 없는 공항세 등(인천공항세, 관광진흥개발기금, 국제빈곤퇴치기여금, 현지 공항이용료)은 모두 표시가격에 포함하고, 유류할증료(유류할증료, 전쟁보험료)만 별도 표시하도록 하며 ▲유류할증료의 변동 주기를 격월이나 분기별로 바꿔 사전 예약한 소비자와 사업자 간 분쟁을 줄이는 방안 등을 관련 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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