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업계의 미국시장 점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에서 독보적 1위를 달려온 모토로라가 실적 부진과 함께 매각설에 휘말린 사이,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크게 약진하고 있다. 21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휴대폰시장에서 모토로라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에 비해 12.6%포인트나 급락한 25.1%에 머물렀다. 반면, 삼성전자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5.5% 포인트 늘어난 22.1%, LG전자는 4.8% 증가한 21.1%를 각각 기록하며 모토로라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특히 지난해부터 연이어 히트모델을 내놓고 있는 LG전자의 상승세가 눈부시다.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사용이 많은 미국 이용자들을 겨냥, 컴퓨터(PC) 키보드와 같은 자판 배열을 탑재해 출시한 쿼티폰 제품군이 1분기에만 200만대 이상 팔리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아이폰에 대적할 제품으로 평가 받는 ‘보이저폰’이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넘어서며 LG전자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터치스크린폰 역시 LG전자의 미국시장 점유율 상승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현지 사업자인 버라이즌을 통해 지난해 10월 출시된 ‘비너스폰’은 불과 6개월 새 50만대 이상 팔려나갔다. 조만간 AT&T 사업자를 통해 선보일 전면 터치스크린 방식의 ‘뷰폰’도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LG전자는 300만대 이상 팔린 쿼티폰인 ‘엔비’의 후속 제품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열풍을 일으킨 삼성전자의 대표주자는 ‘블랙잭’. 인터넷 접속과 이메일, 일정관리 등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이 제품은 2006년 말 AT&T를 통해 공개된 이후 누적 판매량 150만대를 돌파했다. 미국의 신세대 소비층을 겨냥해 내놓은 뮤직폰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적인 팝 스타 비욘세가 마케팅에 참여해 2007년 3월 선보인 ‘업스테이지’와 MP3플레이어 모양으로 지난해 10월 출시된 ‘주크’는 각각 100만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 밖에 ‘비트’와 ‘스프린트’, ‘비트’ 등의 뮤직폰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대화면 터치스크린으로 디자인된 ‘인스팅트’를 포함한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 미국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미국시장의 선전을 토대로 국내 휴대폰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연속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도 국내 휴대폰 생산량 목표를 2012년까지 현재의 2배 이상인 6억대까지 늘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 문형돈 연구원은 “히트 모델 부재로 하락세를 보이는 모토로라가 미국시장에서 예전과 같은 입지를 다시 구축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출시되는 국내 휴대폰의 강세가 지금처럼 유지될 경우 조만간 국내 업체가 점유율 1위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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