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상장지수펀드)를 사야 하나, 아니면 펀드가 더 나을까.’
삼성그룹주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21일 삼성투신운용의 ‘코덱스 삼성그룹주 ETF’가 상장되면서 ‘삼성그룹주펀드’ 이외에 삼성그룹에 대한 투자수단이 하나 더 늘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수익률은 어떨까. 우선 가장 대표적인 삼성그룹주 펀드인 한국운용의 ‘삼성그룹적립식1펀드’와 ETF가 추종하는 삼성그룹주 지수를 비교하면, 1년 수익률은 펀드가 앞서지만 최근 수익률은 ETF 쪽이 낫다.(표) 이 같은 수익률 차이는 삼성전자 편입비율 차이에서 비롯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최근 6개월간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펀드보다 삼성전자 편입비율이 높은 ETF 쪽이 최근 들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코덱스 삼성그룹주 ETF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무려 28.76%에 이른다. 다음으로 삼성물산 삼성화재 삼성중공업 삼성증권 등의 순이다. 삼성그룹주 펀드의 삼성전자 비중이 보통 10% 안팎임을 감안할 때 ETF의 삼성전자 비중은 펀드의 3배에 달하는 셈이다.
펀드와 ETF의 삼성전자 비중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관련 법 규정 때문이다.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따르면 펀드는 개별종목을 10% 또는 시가총액 비중을 초과해 편입할 수 없다. 그러므로 삼성전자의 경우 펀드 편입비율이 시가총액 비중(21일 현재)인 13.25%를 넘길 수 없다. 이는 고객의 돈으로 개별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ETF는 예외적으로 특정 종목의 주식을 30%까지 편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신건국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펀드는 개별종목을 10% 이상 편입할 수 없는 대신 펀드매니저의 재량으로 개별 종목간 비중을 그때그때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ETF는 일년에 두 번(6월, 12월) 편입비중을 조정하기 때문에 비중이 높은 종목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편입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2007년처럼 부진한 수익률을 보일 경우 ETF는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용 측면에서는 ETF가 더 유리하다. ETF의 총보수는 0.49%에 불과하며, 매도 시 주식과 달리 0.3%의 양도세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반면, 펀드는 90일 미만 환매 시 이익금의 70%를 수수료로 공제한다. 또한 운용보수와 판매보수 등 각종 비용이 최대 연 2.99%에 달한다. 1,000만원 투자시 1년에 30만원 가까운 돈을 운용사와 판매사 등에서 가져간다는 얘기다.
신 연구원은 “거래 비용측면이나 우량주 편입비율 규제 측면에서 본다면 ETF가 펀드보다 낫지만,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초과 성과를 낼 가능성 측면에서는 펀드가 더 유리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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