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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몸 단 미국, 버시바우 대사 '무례(無禮)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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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몸 단 미국, 버시바우 대사 '무례(無禮) 물의'

입력
2008.05.22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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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파동을 둘러싼 미국의 무례와 오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월령 문제와 관련해 주한 미국대사가 야당 대표에게 항의 전화를 하고, 미 무역대표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강대국 미국의 한국 내정에 대한 오만한 간섭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21일 오전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회의 도중이라 한 시간 뒤 연결된 통화에서 그는 20일 이 대통령과 손 대표의 회동에서 나온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금지 발언을 문제 삼아 “실망스럽다(disappointed). 과학적 근거도 없이 국민 불안을 야기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게 민주당 측 주장이다.

손 대표는 이에 대해 “나도 한미 쇠고기 협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이렇게 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미국대사가 야당 대표에게 이런 식으로 전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대사로서 나에게 면담을 요청하든지 편지를 보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고 한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미국대사 자격으로 협조를 요청할 순 있지만 국내 문제에 대해, 야당의 정책과 입장에 대해 실망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주한 미국대사관에 공식적으로 유감을 전달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지 않다고 해서 손 대표와 사적으로 대화를 나눴는데 내용이 공개돼 내가 놀랐다”고 해명했다. 두 사람의 평소 친분 때문에 버시바우 대사가 허물 없이 전화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형식과 내용에서 잘못이라는 지적이 많다.

미국 정부의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미 무역대표부(USTR) 그레첸 해멀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의 청와대 대변인이 (수입업자가)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 대목과 관련, 한국의 고위 관리에게 심각한 우려(serious concerns)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20일 회동에서 “이미 수입업자들이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안 하겠다는 자율 결의를 했으니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공개한 데 대한 문제 제기다.

물론 이 대통령의 발언이 통상 마찰을 야기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사업자의 쇠고기 수입 여부는 내정 문제인데도 미국 측이 한국 대통령 발언까지 문제 삼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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