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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5월에 최다발생 '소리없는 저격수' 뇌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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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5월에 최다발생 '소리없는 저격수' 뇌중풍

입력
2008.05.22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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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소설 <토지> 의 작가 박경리씨가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져 별세했다. 뇌중풍은 예고없이 찾아와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긴다고 해서‘소리없는 저격수’로 불린다. 우리나라 1년 동안의 전체 사망자(24만6,000명) 중 14%(3만6,000명)를 차지하는 뇌중풍은 암에 이어 지난 10년간 사망원인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겨울철에 주로 발병한다는 뇌중풍이 최근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나타나고 있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뇌졸중센터 김달수 교수는 “뇌중풍 환자 3,812명의 월별 발병을 살펴본 결과 5월이 가장 많았고 10월, 11월이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고혈압ㆍ동맥경화가 주 원인

뇌중풍은 갑자기 찾아오는 병 같지만 사실 오랜 기간의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생긴다.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고지혈증, 뇌혈관기형 등 뇌중풍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를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상인보다 고혈압환자는 5배, 심장질환자는 2배 이상 뇌중풍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당뇨병환자도 정상인보다 뇌중풍 발병 빈도가 2배 정도 높다.

뇌중풍은 심장에서 뇌로 가는 혈관에서 생기는데, 뇌출혈과 뇌경색 두 가지로 구별된다. 혈관 벽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뇌출혈은 고혈압이 가장 큰 원인이다.

반면 뇌경색은 콜레스테롤 등 지방 찌꺼기가 혈관 벽에 붙어 있다가 떨어져 나와 혈액을 따라 돌다가 동맥경화로 인해 좁아진 혈관을 막아 생긴다. 동맥경화는 고혈압, 당뇨병, 흡연, 음주, 고지혈증 등에 의해 촉진된다.

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산소와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뇌는 크게 손상된다. 손상된 뇌세포는 죽고, 그 뇌세포가 담당하는 신체부위도 마비된다. 뇌졸중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뇌세포 손상이 많이 되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식물인간이 되거나 사망한다. 의식을 회복해도 30~40% 정도가 전신 혹은 반신 마비, 치매, 언어장애 등 각종 후유증을 앓는다.

평소 혈압이 정상이라도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면 고혈압 못지않게 조심해야 한다. 심하면 뇌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져 뇌경색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 갑자기 두통이 생겨도 조심해야 한다. 동맥경화가 진행되면서 혈관이 좁아져 뇌로 가는 혈액이 줄어들어 신경이 자극을 받아 두통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발병 후 3시간 내 병원에 옮겨야

뇌중풍으로 쓰러지면 환자의 의식이 혼미해지고 음식과 침을 삼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억지로 약이나 물을 먹이면 기도로 흘러 흡인성 폐렴이 생길 수 있다. 폐렴으로 열이 나면 뇌중풍이 더 악화된다.

뇌중풍 증상이라고 의심되면 환자를 일단 편안한 자세로 눕힌 후 옷이나 장신구 등을 풀어준 다음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가 잘 유지되도록 한다. 곧바로 119 구급차를 불러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한다.

뇌중풍 발생 후 적어도 3시간 이내에 약물을 투여해야 후유증이 생기지 않게 치료할 수 있다. 병원에 늦게 도착하면 치료시기를 놓쳐 평생을 반신마비나 언어장애 등의 후유증으로 고생한다.

세계 최고의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중풍 증상 발생 후 첫 3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 ‘액티라제’(미국 FDA가 유일하게 혈전용해제로 승인한 약)를 쓰면 발병 후 3개월 이내 최소한의 장애만 있거나 장애가 없을 확률이 30% 정도 높았다. 이에 따라 미국심장협회(AHA)는 ‘뇌중풍 환자를 3시간 이내 병원으로 옮겨 혈전용해제를 써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정진상 교수,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종성 교수

■ 뇌중풍 예방을 위한 건강 식단 자료: 대한뇌졸중학회

1. 조리할 때나 식탁에서 소금을 쓰지 않는다.

2. 짠 맛을 원하면 무염 간장이나 대용 소금을 사용한다.

3. 가공, 인스턴트 식품(통조림, 냉동식품, 치즈, 햄, 라면 등)을 가급적 삼간다.

4. 음식이 뜨거울수록, 설탕을 많이 쓸수록 짠 맛이 덜 느껴지므로 조리시 유의한다.

5. 식초의 사용량을 늘리면 간장을 줄일 수 있다.

6. 고기는 과일이나 채소보다 염분량이 많으므로 고기보다 채소와 과일을 먹는다.

7.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달걀 노른자, 오징어, 간, 마요네즈, 성게 등을 적게 먹는다.

8. 고기는 살코기 위주로 먹고, 눈에 보이는 기름기는 없앤다.

9. 튀김보다 조림, 구이, 찜, 지짐 등의 조리법을 택한다.

10.동물성 기름 대신 참기름, 식용유 등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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