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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진, "부실공사·무능 예보 처벌" 성난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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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진, "부실공사·무능 예보 처벌" 성난 민심

입력
2008.05.22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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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四川) 대지진으로 드러난 학교 부실 공사, 무능한 지진 예보 등에 대한 중국 민심이 사나워지면서 거센 후폭풍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 등은 두장옌(都江堰)시 쥐위앤(聚源)진 쥐위앤 중학에서 건물 붕괴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부실공사 책임을 묻겠다며 집단 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 학교에 다니던 두 딸을 잃은 어머니 자오데친씨는 “다른 건물은 멀쩡한데 학교 건물만 이렇게 무너질 수 있느냐”며 “학교 붕괴에 책임이 있는 범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쥐위앤 중학의 경우 1,800명의 학생 중 700여명이 매몰됐다.

중국 당국은 쥐위앤의 학부모 수 백 명이 애도일 제정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 운동을 하자 19일을 사망자 애도일로 정하는 한편 부실 건축 책임이 밝혀질 경우 묵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20일 자신들의 요구를 담은 집단 청원서를 다시 작성하는 등 사태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번 사건이 자연재해를 넘어섰다는 점을 정부가 인정하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쓰촨 지역 내 학교 붕괴 건수는 피해가 가장 심한 원촨(汶川), 베이촨(北川)현을 제외하고도 6,896건에 달한다. 1자녀 갖기 정책으로 피해 학생 대부분이 외동 아들, 외동 딸이어서 학부모들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지진 예보를 하지 못한 기상 당국의 무능력에 대한 따가운 눈초리도 심상치 않다. 홍콩 명보(明報)는 “1976년 탕산(唐山) 대지진 이후 중국은 지하수 변화를 관찰하는 등 지진예보를 중시했지만 개혁 개방 이후 예보나 조사활동이 중단됐다”며 “사실상 중국의 지진 예보수준이 30~40년 전으로 후퇴했다”고 18일 꼬집었다.

그러나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이러한 책임 소재 규명에 대해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21일 ‘미 전문가들도 지진 예보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는 머릿기사를 인터넷판에 싣기까지 했다. 규모 8의 강진이 내습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전혀 눈치채지 못한 무능력을 변명하는 기사다.

하지만 지진으로 드러난 중국 사회의 치부를 전 중국인이 알고 있는 만큼 쉽게 덮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사진=스방=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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