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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열차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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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열차 전설

입력
2008.05.2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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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타는 일이 드물어졌다. 20대 때에 혹시 내가 결혼해서 아이도 거느리게 된다면, 함께 열차를 타고 가면서, “이것이 아빠가 늘 타고 다니던 장항선이란다”라고 말하려 했는데, 아이는 일곱 살이 되도록 한 번도 열차를 타본 일이 없다. 고향에 갈 때 항상 차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새마을호가 생긴 이후 비둘기호는 거의 사라졌다. KTX가 생긴 후에는 통일호가 거의 사라졌고, 무궁화호도 눈에 뜨게 줄어들었다.

KTX가 아직 없는 장항선 같은 경우에만 무궁화호가 여전히 많다. 빠른 열차가 등장할 때마다 요금이 펄쩍펄쩍 뛴다. KTX는 아예 돈 있는 사람만 타라는 식이다. 더욱이 정차역이 몇 개 되지 않으므로, 서울 부산 사람과 거대 도시 사람만을 위한 열차라 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요금이 비싸서, 정차역이 멀어서, 열차를 못 타는 것은 아니다. 웬만하면 다들 차가 있고, 도로사정도 좋아졌다.

KTX를 제외하고, 집에서 역을 오가는 시간까지 계산해서 말하자면, 차가 열차보다 훨씬 빠르다. 차 없는 이들, 고속버스를 불편해하는 이들, 차비 한 푼도 안타까워하는 이들이나, 열차를 탄다. 새마을호가 건재하고 KTX가 있지만, 비둘기호 통일호 무궁화를 생각하면 철도의 시대는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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