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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내한공연 앞둔 지휘자 야닉 네제 세겐·피아니스트 윤디 리 이메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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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내한공연 앞둔 지휘자 야닉 네제 세겐·피아니스트 윤디 리 이메일 인터뷰

입력
2008.05.2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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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명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네덜란드의 명문 오케스트라 로테르담 필하모닉은 오는 8월 33세의 젊은 지휘자 야닉 네제 세겐을 새로운 음악감독으로 맞이한다. 음악감독 취임을 앞둔 네제 세겐은 다음달 로테르담 필과의 아시아 투어에 젊은 피아니스트 윤디 리(26)를 동반한다.

2000년 쇼팽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18세)로 우승한 중국 출신의 꽃미남 스타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두 ‘젊은 피’의 교집합을 목격할 수 있는 내한공연(6월 25일 세종문화회관)을 앞두고 이들과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2월 토론토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작품의 감정을 잘 전달하는 피아니스트”, “에너지가 넘치는 특별한 지휘자”라고 평했다.

■ 야닉 네제 세겐

8월에 로테르담 필 음악감독 취임 "유연하고 변화에 능한 지휘자 될 것"

첫 내한의 소감을 묻자 네제 세겐은 한국인 카운터테너 이동규의 이야기부터 꺼냈다. 캐나다 출신으로 피아니스트 활동도 하고 있는 네제 세겐은 2004년 캐나다 아트마(ATMA) 레이블에서 나온 이동규의 데뷔 앨범에서 피아노 반주를 맡았다. 네제 세겐은 “이동규와는 아주 가까운 사이이며, 그를 통해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아직 국내 관객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네제 세겐은 요즘 클래식계에 불고 있는 지휘자 세대교체 바람의 한 축이다. 로테르담 필 음악감독 뿐 아니라, 런던 필의 수석 객원지휘자도 맡게 되며, 8년 전부터 몬트리올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도 이끌고 있다.

올 여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공연되는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을 비롯, 굵직한 오페라들도 그의 지휘봉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게르기예프의 뒤를 잇게 돼 책임감이 크다”면서도 “로테르담 필은 도전적인 오케스트라이기에 항상 젊고 새로운 얼굴을 찾는다. 내가 뭔가 그들에게 줄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로테르담 필은 야망과 혁신을 내세운다. 젊은 지휘자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역대 음악감독들이 대부분 30대 초반에 이곳을 맡았고, 베를린 필의 음악감독 사이먼 래틀은 25세에 로테르담 필의 수석 객원지휘자가 됐다.

네제 세겐은 로테르담 필에 대해 “유연하고 변화에 능한 오케스트라”라고 소개했다. “저 역시 그런 지휘자가 되려고 합니다. 단원들과 함께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연주함으로써 그런 강점을 유지하고 강화시킬 겁니다.”

로테르담 필의 내한은 제임스 콘론과 함께 온 1987년 이후 21년 만. 네제 세겐이 한국 관객과 만나는 첫 작품은 게르기예프의 영향력이 짙게 배어있을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이다. 네제 세겐은 “한국을 포함한 이번 아시아 투어는 게르기예프와 나의 파트너십을 알리는 기회이기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윤디 리

해외유학 없이 세계 최고 콩쿠르 석권 "고향도 지진 피해… 자선 콘서트 열 것"

동갑내기 랑랑과 더불어 아시아 출신 피아니스트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윤디 리는 중국에서 슈퍼스타다. 본토에서만 공부해 세계 최고 콩쿠르를 석권한 그를 모델로 삼아 악기를 배우고 있는 어린이의 숫자가 한국 인구와 맞먹을 정도다. 유럽과 중국을 오가며 연주 뿐 아니라 수많은 행사도 소화하고 있으며, 그의 음악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도 나온다.

이런 상황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그는 “클래식 음악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기쁜 일이다. 젊은 음악인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를 모델로 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계속 스스로를 발전시킬 것”이라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피아노를 시작한 것은 7세 때. 그전까지는 아코디언 신동이었다. “세 살 때 우연히 들은 아코디언 소리에 매료됐어요. 피아노는 늦은 편이었지만, 아코디언 덕분에 건반에 쉽게 적응했고 일단 시작한 뒤에는 급격하게 실력이 향상됐어요. 지금은 아쉽게도 아코디언 연주법을 잊어버렸어요.”

그의 내한은 런던 심포니와 협연 이후 2년 만. 최근 세이지 오자와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과 녹음(도이치그라모폰)한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2번을 로테르담 필과 협연한다. <그라모폰> 은 이 음반에 대해 “프로코피예프의 악몽 같은 요구 수준을 가볍게 처리한다. 지칠 줄 모르는 힘과 화려함이라는 면에서 현재 구할 수 있는 모든 경쟁 음반을 훨씬 능가한다”고 극찬했다.

그간 쇼팽과 리스트 등 낭만주의 레퍼토리를 주로 선보였던 윤디 리는 “워낙 어렵고 독특해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3번만큼 자주 연주되지는 않지만 테크닉적으로 도전해볼 만한 특별한 작품이다.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나이답게 평소 수영과 파티, 여행을 즐긴다는 윤디 리는 최근의 관심사가 무엇이냐는 질문?뜻밖에 중국 쓰촨성의 지진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고향이 바로 쓰촨성의 충칭으로, 여전히 많은 친척들이 그곳에 살고 있어 안타까움이 크다는 것. 그는 “중국에서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지원하기 위해 무료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연 문의 (02) 518-7343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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