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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드라마 '자극'은 빼고 '가족사랑' 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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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드라마 '자극'은 빼고 '가족사랑' 더하고

입력
2008.05.2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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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중파 3사 저녁 일일 드라마는 ‘조용한 전쟁터’다. 미니시리즈처럼 화제를 일으키는 소재 경쟁으로 주목 받는 시간대는 아니지만 잔잔한 가족 드라마를 즐기는 40, 50대 중년들이 탄탄한 고정 시청층을 이루고 있어 무시 못할 시청률을 기록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종영한 KBS <미우나 고우나> 는 종종 시청률이 40% 이상을 상회하는 인기를 누렸고, 임성한 작가의 작품 중 가장 인기가 떨어졌던 MBC <아현동 마님> 역시 20% 내외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했다. KBS와 MBC는 일일 드라마 뒤에 각 사의 간판 뉴스가 방송돼 일일 드라마의 시청률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일일 드라마의 내용이 최근 들어 갈수록 자극적으로 변한 것도 이런 시청률 경쟁과 무관치 않다. <미우나 고우나> 는 작품 후반에 선재(조동혁)가 쓰러진 장인 어른의 회사를 가로채는 등 도가 지나친 악역의 모습을 보여줬고, <아현동 마님> 과 SBS <그 여자가 무서워> 역시 사람이 갑자기 죽거나, 자신을 버린 남자에 대한 복수를 위해 그의 아버지를 유혹하는 등 자극적인 설정으로 비난을 받았다.

마치 트렌디 드라마처럼 ‘잘생긴 실장님’을 중심으로 사각관계를 이루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겉 모습은 따뜻한 홈 드라마지만, 내용물은 시청자의 눈과 귀를 자극하는 요소들로 가득한 것이 요즘 일일 드라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탓인지 MBC <춘자네 경사났네> , KBS <너는 내 운명> , SBS <애자언니민자> 등 새 일일 드라마들은 모두 ‘가족애’를 내세웠다.

<춘자네 경사났네> 는 미혼모가 된 여성이 세상을 헤쳐 나가는 이야기고, <너는 내 운명> 은 친딸의 장기를 이식 받은 여성을 딸로 입양하는 가족을 통해 일종의 대안 가족을 보여준다. 탤런트 차화연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애자언니 민자> 역시 애증이 겹친 자매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다.

하지만 과거 불륜을 소재로 하던 일일 드라마의 기획 의도도 언제나 ‘이 시대의 진정한 가족 찾기’였던 것을 감안하면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가 초기의 기획의도를 끝까지 지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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