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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투 기피 '비상등'… 설비 등 유형자산 비중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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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투 기피 '비상등'… 설비 등 유형자산 비중 줄어

입력
2008.05.2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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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최근 수십 년 간 현금은 가장 많고 부채는 가장 적은, 우량 재무구조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설비투자 등 고용 효과가 큰 유형자산 비중은 줄이는 대신, 부동산과 기업지분 인수 등 투자자산 확대에만 신경을 써 장기적인 성장동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한국은행이 연 매출액 25억원 이상인 국내 5,149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7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의 유형자산(토지, 건물, 기계, 운송수단 등) 증가율은 4.9%로 전년보다 1.1%포인트 하락한 반면, 투자자산(투자형 부동산, 자사주 및 지분투자 등 장기보유주식, 장기 대여금 등) 증가율은 17.0%에서 30.8%로 크게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제조업의 총자산 중 유형자산 비중(35.9%)과 투자자산 비중(20.7%)은 각각 통계 작성 시작 이후 최저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1년 내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 비중(10.3%)은 1973년(10.4%)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고, 그 결과 제조업체 부채비율(97.8%)은 65년(93.7%) 이후 4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2006년 사상 최악(5.3%)이었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9%로 다소 호전됐지만, 여전히 2002~2006년 평균(6.5%)을 밑돌았다. 1,000원 어치 상품을 팔아 59원을 남겼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위험에 민감해진 기업들이 갈수록 고정투자비 부담을 줄이며 위기대응을 위한 유동성 확보에만 힘을 쏟고 있다”며 “하지만 낮은 영업이익률에서 보듯, 유형자산 투자 없이는 장기적인 지속 발전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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