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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천 전 명지대 교수 주장 "1000원권 지폐 정선 그림은 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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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천 전 명지대 교수 주장 "1000원권 지폐 정선 그림은 위작"

입력
2008.05.2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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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권 신권 지폐 뒷면에 들어간 겸재 정선의 ‘계상정거도’(溪上靜居圖ㆍ보물 585호ㆍ개인 소장)를 비롯해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추사 김정희, 오원 장승업 등의 보물급 서화작품 대부분이 위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베이징중앙미술학원에서 감정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동천(43) 전 명지대 교수는 540여점의 국내 고미술 대표작을 감정한 신간 저서 <진상(眞相)-미술품 진위감정의 비밀> (동아일보사ㆍ544쪽ㆍ13만8,000원)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저자가 대표적 위작으로 꼽는 작품은 지난해 1월부터 사용되고 있는 1,000원권 지폐 뒷면의 ‘계상정거도’. 1746년작인 이 그림은 겸재 정선의 가장 원숙기인 70대의 작품이지만 겸재의 탄력 있는 필획을 구현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교과서에 나오는 단원 김홍도의 ‘단원풍속화첩’(보물 527호ㆍ국립중앙박물관)도 총 25점 중 6점을 뺀 나머지 19점이 위작이라고 판정했다.

현격한 필력의 차이가 나는 데다 ‘단원풍속화첩’ 중 진품인 ‘서화 감상’을 확대해보면 드문드문 선과 점이 찍힌 흔적이 보이는데 이는 위작을 만들기 위해 작품에 직접 종이를 대고 베껴서 먹물이 원작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또 18세기 작품인 김홍도의 ‘단원절세보첩’(檀園折世寶帖 ㆍ보물 782호ㆍ삼성미술관리움)은 19세기 후반 안료인 연분을 사용한 흔적이 보인다는 이유로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극찬한 김정희의 ‘연식첩’(淵植帖)은 20세기 초 등장한 호피선지(虎皮宣紙)에 그려진 위작인데도 미술 전문가들의 무지로 인해 가짜 그림이 판을 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장승업의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 ㆍ국립중앙박물관)와 신사임당의 ‘초충도8곡병’ 중 ‘맨드라미와 쇠똥벌레’(국립중앙박물관), 심사정의 ‘설제화정’(雪霽和靜ㆍ간송미술관) 등도 모조리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한 작품의 진위를 언급할 때는 학계의 의견을 받아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일고의 가치도 없는 센세이셔널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연식첩’은 한학자 임창순 선생이 추사의 가장 아름다운 글씨라고 평가했던 작품”이라며 “대한민국의 전문가들이 면밀히 검토해 보물로 지정한 작품들을 그런 식으로 흠집 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전 교수는 책에 위작의 근거가 충실히 제시돼 있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감정책의 특성상 위조자들도 이 책을 보고 공부하기 때문에 위작을 방지하기 위해 자세한 설명은 뺐다”며 “수업교재로 사용하기 때문에 수업시간에는 자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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