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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프로농구 최초 40세 현역 이창수 "장수의 공은 아내에게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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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프로농구 최초 40세 현역 이창수 "장수의 공은 아내에게 있죠!"

입력
2008.05.2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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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센터 이창수(39)는 평범하다. 프로 12년 동안 우승경력은 두 차례 있지만 베스트 5, 최우수선수(MVP) 등 화려한 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삼성 소속이던 1999~2000시즌에만 주전으로 뛰었을 뿐, 나머지 시즌에는 모두 식스맨이었다.

이창수는 그러나 특별하다. 1969년 7월20일생인 그는 지난 15일 구단과 1년간 1억2,500만원에 1년 계약, 2008~09시즌에 뛰게 됐다. 만 40세 농구선수는 이창수가 처음이다.

격렬한 몸싸움 탓에 농구선수는 조로(早老)하기 쉽다. 더구나 외국인 선수들이 독무대를 이루는 센터 포지션은 30대 초반만 돼도 퇴물 취급을 받는다. 한국농구 최초로 40세 현역시대를 연 이창수를 19일 만났다.

평범함이 장수의 비결

이창수는 술과 담배를 멀리하는 것 말고는 특별한 장수 비결은 없다고 했다. 자신은 허재(KCC 감독) 강동희(동부 코치)처럼 슈퍼스타가 아니기 때문에 남들보다 조금 더 열심히 했던 게 오늘에까지 이른 것 같다고 했다.

“운동할 때 조카뻘 후배들을 파트너로 삼습니다. 그 친구들이 숨이 턱에 찰 때 저는 어떻겠습니까? 하지만 어차피 코트에서 그 친구들과 싸워야 하니까 훈련 때도 질 수는 없죠.”

아내는 나의 힘

이창수는 동갑내기 김영훈(39)씨와 96년 결혼했다. 그는 결혼을 한달 앞둔 그 해 8월 만성간염 판정을 받고 3년 가까이 농구공을 놓았다. 이창수는 농구를 그만두는 것은 물론이고 결혼까지 연기하려 했다.

하지만 아내는 “이게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 모든 것은 순리대로 하자”며 이창수를 설득했다. “다 아내 덕분입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 아내가 힘이 돼줬거든요. 은퇴하면 아내를 위해 살 겁니다.”

김현준 선배가 모델

이창수는 92년 실업 삼성에 입단했다. 당시 최고참은 9년 선배 김현준(99년 작고)이었다. 김현준을 보며 이창수는 ‘나도 저 나이까지 뛰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어느덧 35세를 훌쩍 넘겨 40세까지 유니폼을 입고 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저를 보면서 ‘나도 이창수 선배 나이만큼 뛰어야지’라고 생각하는 후배들도 있겠죠? 마지막을 명예롭게 보낼 겁니다. 농구는 제 삶이니까요.”

안 되면 미련 없이 벗는다

기록을 위해 유니폼을 입지는 않겠다는 게 이창수의 확고한 생각이다. 만 40세 선수라는 타이틀을 위해 팀과 후배들에게 폐를 끼치느니 차라리 깨끗하게 그만두겠다고 했다. “벤치만 지키는 40세 선수가 된다면 시즌 중에라도 미련 없이 은퇴할 겁니다. 농구는 제 삶인데 마지막을 불명예스럽게 보낼 수는 없잖아요?”

프로는 역전의 기회

‘맏형’답게 이창수는 후배들에 대한 애정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드래프트 순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그런데 어떤 후배들은 드래프트 순번만 믿고 자아도취에 빠져 있죠. 반대로 저희 팀 함지훈처럼 드래프트에서는 10번이었지만 농구는 1등인 선수도 있어요. 대학은 고학년 위주로 경기에 나가지만 프로는 오로지 실력 순입니다. 그래서 신인도 팀의 에이스가 될 수 있는 거죠. 역전의 기회가 있어서 프로가 좋은 것 같아요.”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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