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이 사실상 확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오바마 의원과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간의 ‘흑백’ 본선 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 대선전의 초점이 오바마-매케인 대결에 맞춰지면서 20일 치러지는 켄터키ㆍ오리건주 예비선거를 포함한 5개 지역의 민주당 경선이 남아있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미 언론의 관심에서 빠르게 멀어지고 있다.
일찌감치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매케인 의원 진영은 오바마 의원과의 본선 맞대결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오바마 의원측과 싸움을 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미 역사상 최초로 흑백이 격돌하는 오바마-매케인 의원간 세기의 대결은 오바마 의원이 20일 민주당 경선 승리를 선언함으로써 보다 확실한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의원은 켄터키ㆍ오리건주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20일 민주당 경선의 개막을 알리는 첫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렸던 아이오와주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자신이 첫 승리를 올렸던 이 곳에서 경선 승리를 선언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바마 의원측은 백인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오리건주 경선에서의 승리를 바탕으로 전체 선언 대의원 가운데 과반수를 확보했다는 점과 슈퍼대의원 지지확보에서도 역전에 성공했음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의원 진영은 힐러리 의원과의 당내 접전으로 본선 준비가 상대적으로 늦어진 불리함을 만회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자신의 취약점으로 확인된 백인 생산직 근로자의 지지확보를 위해 집중적인 공략에 나섰고 중남미 출신 히스패닉, 가톨릭 신자 및 유대인들에게도 심혈을 쏟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갈라져 싸웠던 오바마-힐러리 의원의 자금모금책들이 11월 본선 승리를 위해 ‘합병’을 모색하는 막후 논의를 시작하는 등 민주당 전체 차원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힐러리 의원을 지지했던 자금모금책들이 “이제는 본선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힐러리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우는 오바마-힐러리 ‘드림티켓’의 가능성도 구체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매케인 의원 진영은 외교정책 등에서의 오바마 의원의 경험미숙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본선에서 보다 첨예해질 흑백 인종 대결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매케인 의원측은 오바마 의원의 전 담임목사 제레미야 라이트의 ‘갓댐 아메리카(빌어먹을 미국)’발언이 촉발시킨 인종 갈등을 본선 국면에서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케인 의원은 자신의 무당파적 성향을 앞세워 오바마 의원의 변화 주장과 자신의 고령에 대한 공격에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선거 전략가였던 딕 모리스는 18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매케인 의원이 중산층을 공략하면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서 “미지의 요소가 남아있는 오바마에 대한 불안 증대는 백인 남자들로 하여금 골프장 대신 투표소에서 매케인에게 표를 던지지 만들 것”이라며 인종표결이 고조될 것임을 예상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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