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가 유일한 안심 먹거리였다.”
19일 제43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한성식품 김순자(54) 대표는 김치와의 남다른 인연을 자랑한다. 어린시절 알레르기성 체질이라 반찬을 심하게 가렸지만, 김치만큼은 어떤 종류든 몸에 잘 받았다. 김치사업에 몸 담은 것은 동창모임이 열린 호텔에서 길을 잘못 들어 주방에 들어섰다가 직원들이 “왜 이렇게 김치 맛이 없느냐는 항의가 들어왔다”면서 수근거리는 소리를 들은 게 계기가 됐다.
손맛에 의지해 담그는 김치로는 일정한 맛을 담보할 수 없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서 고급화ㆍ표준화를 통해 고급 호텔 레스토랑에서 외국인까지 즐길 수 있는 김치를 만들자고 결심했다. 그는 1986년 6월 ㈜한성식품을 설립했다. 당시만해도 불모지에 가까웠던 포장김치 시장을 개발하겠다는 포부에 따른 것이었다.
때마침 열린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등은 물론, 2000년이후에도 ‘02 아시안게임’ ‘03 대구 유니버시아드’ 등 굵직한 국제행사에서 독점 공급자로 선정됐다.
현재 한성식품이 내놓은 380여 품목 중 300가지가 김치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점하는 배추김치부터 브로콜리김치, 미니롤보쌈김치 등 김치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연 평균 20개 이상의 신제품을 내놓는다. 김치관련 특허만도 38건으로 국내 여성으론 최다 특허 보유자이다. 지난해부터는 이라크 캄보디아 미국 방글라데시 모스크바 등의 해외시장 개척에도 열심이다.
한성식품은 현재 국내 김치전문기업 180여개 중 선두주자로 올해 예상 매출은 500억원이다. 김 대표는 “90년대만 해도 맛김치가 많이 팔렸는데, 지금은 포기김치를 선호한다”면서 “사람들의 입맛이 점점 고급화하고 각종 원자재 값이 오르는 반면 김치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김치명인 1호인 김 대표는 “최고의 발효식품이자 웰빙 식품인 김치를 세계가 인정하는 명품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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