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로서의 지위를 굳혀가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외교정책에서 조지 W 부시 공화당 정부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오바마 의원은 16일 사우스 다코타에서의 유세에서 부시 정부의 외교정책을 ‘공포를 파는 행상’에 비유한 뒤“부시 정부의 지난 7년간 정책은 실패와 위선의 연속이었다”고 공격했다.
오바마 의원은 특히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겨냥, “매케인 의원의 외교정책 중 부시 대통령과 실질적으로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매케인 의원을 부시 대통령의 ‘아류’로 몰아가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뉴욕타임스는 17일“오바마 의원의 이런 공세는 대선전의 초점이 11월 본선으로 급격히 옮겨지고 있고 민주ㆍ공화 양측이 이미 전면전을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의원이 외교정책에서 공세로 전환한 것은 부시 대통령이 15일 이스라엘 의회 연설에서 “테러리스트들과 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들을 달래서 위안을 얻으려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난한 데 대한 맞대응에서 출발했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오바마 의원이 이란 시리아 북한 등 이른바 ‘불량국가’와 조건 없는 대화를 하겠다고 밝혀온 점을 문제 삼았다는 분석이 다.
오바마 의원은 이에 대해 16일에도 “나는 우리의 적들과도 강력한 외교를 벌여 나갈 것”이라고 전제, “이란 북한 등 불량국가의 지도자들을 만날 것이며 준비는 하되 조건은 없이 만날 것”이라고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바마 의원은 나아가 “북한과 대화 하지 않아 북한 핵 개발로 이어진 다음에야 대화를 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미 정부가 외교정책을 추구하다가 실패했을 경우, 북 핵 문제를 본보기로 삼아 대화쪽으로 외교 방향을 잡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의원은 매케인 의원측이 “조건 없는 만남이 미국의 국익을 진전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무모하다”고 비판하자 “정상간 조건 없는 만남을 위해선 이란이 사전에 충족해야 할 조건이 있으며 준비과정은 실무급 외교 당국간 접촉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바마 의원의 논리에 대해 ‘조건 없는 대화’라는 총론에 있어서는 부시 정부와 크게 다른 듯 보이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현실적 제약 때문에 부시 정부의 정책과 결정적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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