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미국 펜싱국가대표팀에 선발된 에밀리 크로스(22ㆍ세계랭킹 13위)가 그랑프리대회 참가차 한국을 찾았다.
크로스는 16일부터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 펜싱선수권대회 여자 플뢰레 단체전에 출전 중이다.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 지난해 그랑프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각각 강원 태백과 서울을 방문했던 크로스는 더 이상 ‘어머니의 나라’가 낯설지 않다.
록펠러대 교수인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크로스는 뉴욕 맨해튼에서 중ㆍ고교를 마치고 하버드대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있다. 펜싱에 입문한 지는 올해로 14년째. 대학시절 선수로 활약했던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 검을 잡았다.
2006년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기도 한 크로스는 베이징올림픽 플뢰레 개인ㆍ단체전에서 메달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랭킹은 10위권 밖이지만 미국 대표팀 중에서는 최상위 랭커다.
한국인의 피가 흘러서 일까. 크로스는 한국 선수들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 펜싱의 ‘간판’ 남현희(27)와는 동생-언니 사이처럼 가깝다. 남현희는 지난해 뉴욕 월드컵대회 기간 맨해튼에 위치한 크로스의 집에 머물렀고, 크로스도 지난해 서울 그랑프리대회에 나서기 전 남현희의 소속팀(서울시청)과 일주일간 함께 훈련을 했다.
크로스에게는 이번 베이징올림픽이 선수로서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밟는 올림픽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휴학을 하면서까지 출전권을 따냈지만, 더 이상 학업을 뒷전으로 미룰 수 없어 올림픽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포기하기로 했다.
크로스는 “한국은 친절한 사람들은 물론 음식이나 날씨 등 모든 것이 흡족하다”면서 “선수로서 한국을 다시 방문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한국에서의 모든 기억은 아름답게 간직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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