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박희태 당 대표-홍준표 원내대표’ 구도로 가닥을 잡는 흐름이다.
몇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되며 혼란스러웠지만 원내대표 문제가 조율되면서 자연스럽게 구도가 잡히고 있다. 홍준표 임태희 의원이 18일 ‘원내대표-정책위의장’러닝메이트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원내대표 경쟁자인 정의화 의원은 “가능하면 표 대결은 피하는 게 좋다고 본다”는 말로 사실상 불출마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22일 실시될 경선에서 표 대결은 없고 사실상 추대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이 원내대표로 거의 굳어지면서 ‘박희태 대표론’이 힘을 받고 있다. 그 동안 당 주류측에서는 ‘박희태-홍준표’ 카드와 ‘안상수-정의화’ 카드가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었다. 전자는 청와대 일각과 이상득 국회부의장 등 영남권 중진 그룹이, 후자는 이재오 의원과 수도권 소장파가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희태 대표론은 ‘화합형 대표론’을, 안상수 대표론은 ‘수도권 대표론’을 각각 주요 명분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런 경쟁구도는 이제 과거 얘기가 될 듯 싶다. 무엇보다 수도권인 홍 의원이 원내대표가 된다면 당 대표는 영남에서 나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넓다. 때문에 당 대표는 수도권인 안상수 의원보다 박희태 의원쪽에 더 방점이 찍히고 있다.
당장 안상수 의원이 이날 “원내대표가 홍 의원으로 가면 당 대표는 영남권으로 가는 게 순리”라며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대표론’을 강력 주장했던 주류측의 한 수도권 의원도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서 대결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주류측 소장파 등이 사실상 ‘안상수-정의화’ 카드를 접었다는 의미다.
물론 당 대표를 두고 전혀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전당대회가 7월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 변화가 있을지 알 수 없다. 또 본인은 국회의장을 희망하고 있지만 ‘김형오 대표론’도 존재한다. 정몽준 의원도 부지런히 뛰고 있다.
한편 홍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정치의 복원”이라며 “친박 복당 문제는 원내대표로 선출되면 원만히 수습하겠다”고 말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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