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中지진·미얀마 사이클론…최대 피해자는 어린이/ 무심한 어른들이 무수한 동심 죽였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中지진·미얀마 사이클론…최대 피해자는 어린이/ 무심한 어른들이 무수한 동심 죽였다

입력
2008.05.19 01:22
0 0

중국 지진, 미얀마 수해 등 초대형 자연재해의 피해가 힘없는 아이들에게 집중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쓰촨(四川)성 지진으로 교실 7,000여개가 무너졌고 8,000명 가까운 학생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대는 매몰 학생 중 1,000여명을 발견했지만 10%만 구조해 살려냈을 뿐이다.

뉴욕타임스는 16일 “지진 현장에 마련된 안치소에 아이들 시신이 너무 많다”고 보도하면서 30대 후반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두 사람은 이날 두장옌(都江堰) 쥐위안(聚源) 초등학교 붕괴 현장에서 여덟 살 난 딸의 차가운 시신에 핑크색 잠옷을 입히며 “늦게 결혼해 어렵게 얻은 하나 밖에 없는 아이”라고 비통해 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서구 언론은 중국 정부가 1979년 이후 강력하게 추진해온 ‘한 자녀 갖기 정책’ 때문에 부모의 슬픔이 더 크다고 소개했다.

대부분 하나 뿐인 자녀를 잃은 부모들은 유독 학교 건물이 힘없이 무너진 것에 분노하고 있다. 베이촨(北川) 중학교의 경우 최근 신축한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 붕괴돼 1,200명이 매몰된 반면 불과 5m 떨어진 낡은 건물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두장옌의 한 초등학생 희생자 부모는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관리들이 공사비를 가로채 부실공사로 수백명의 어린이가 희생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추정 희생자가 이미 10만명을 넘어선 미얀마 사이클론 피해지역 아이들의 상황은 더욱 비참하다. AP통신은 유엔 관계자를 인용해 “희생자의 3분의 1이 힘없는 아이들”이라고 밝혔다. 호주 출신의 한 구호대원은 “한 마을에서 500명을 구출했는데 안타깝게도 그 중 어린이는 한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간신히 살아 남은 아이들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태다. 깨끗한 식수를 구할 수 없어 어린이의 20%가 설사로 고통 받고 있다. 16일에는 일부 지역에서 콜레라까지 발병해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대규모 희생의 우려도 높다.

여기에 유니세프는 임시 대피소 수용 고아들이 인신매매나 성적 학대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미얀마의 유니세프 아동보호 담당관은 “아직 학대의 사례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용소에서 어린이를 인신매매 하려는 시도가 몇 차례 있었다”며 “아이들을 격리, 보호할 공간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부할 공간을 잃은 아이들도 많다. 사이클론 피해지역 학교의 85%가 완전 파괴돼 학생 35만명이 당장 다음달 시작하는 새 학기 공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재민 대피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학교 복구가 뒤로 밀리는 것도 아이들의 공부를 어렵게 한다. 설사 돌아갈 학교가 있어도 졸지에 소년 가장이 된 아이들은 배를 곯는 가족의 생계를 떠맡아야 하기 때문에 교육을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유니세프의 관계자는 “살아남은 아이들 대부분이 극심한 육체적ㆍ정신적 상처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