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선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침범 여부를 두고 양국 경비정 10척이 6시간 넘게 대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일본 경비정은 어선의 GPS(위성항법장치) 등을 확인한 결과 EEZ를 침범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진 후 돌아갔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16일 오전 11시 55분께 경남 홍도 남쪽 17마일 해상에서 부산선적 쌍끌이 저인망 어선 97세진호가 일본 해상보안청 경비정의 추격을 받고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해경은 이에 따라 1,500톤급 경비정 1503호를 현장에 급파했고, 오후 1시 45분께 97세진호를 발견했다.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도 곧바로 뒤쫓아 와 오후 1시50분부터 남해상에서 대치했다.
해경은 1503호 외 어업지도선 1척과 경비정 3척, 헬기 1대를 급파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오후 2시께 침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해경 외사과 요원을 파견했다. 일본측도 해상보안청 7관구 경비구난과장을 보냈다.
일본 측은 “97세진호가 일본 EEZ를 넘어와 검문검색하기 위해 직원 15명을 97세진호에 승선시켰는데 선장이 이들을 태운 채 한국 영해 쪽으로 배를 돌려 달아났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오후 2시께부터 회의에 들어간 후 팽팽히 맞섰으나 전자해도와 GPS 등을 분석한 결과, 97세진호가 일본 측 EEZ를 침범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일본 측은 이를 인정하고 오후 8시 30분께 돌아갔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어선들이 종종 조류에 밀려 일본 측 EEZ를 넘어가는 상황이 있지만 이번에는 침범 사실이 없었다”고 말했다. 올들어 일본은 한국어선의 조업일지가 부실하게 기재됐다며 EEZ 주변에서 10척을 나포한 바 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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