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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산지선 700만원, 마트선 1200만원/ '소가 웃을' 유통 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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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산지선 700만원, 마트선 1200만원/ '소가 웃을' 유통 마진

입력
2008.05.19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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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목장을 운영하는 윤복만(강원 횡성군 횡성읍)씨는 18일 “산지에서는 본전치기 수준으로 한우를 내다파는데, 서울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쇠고기 가격을 보면 우리가 받은 돈의 3배 수준이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앞두고 한우 값이 폭락하면서 16일 서울축산물공판장 경매에서 1등급 한우의 낙찰가는 지육 1㎏기준 1만4,687원. 반면 주부들이 즐겨찾는 대형마트에서 1++등급 등심은 100g기준 8,450원선에 팔리고 있다.

윤씨는 “애써 키운 1등급 한우를 운송비를 들여가며 서울 공판장 경매에 내놓아도 손에 쥐는 돈은 600㎏기준 마리 당 600만원도 못 되지만,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쇠고기 가격을 보면 마리 당 2,000만원 안팎까지 치솟는다”고 말했다.

값싼 미국산 쇠고기의 공세에 맞서 한우가 살아남으려면 가격 거품부터 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축산농가와 전문가들은 한우 쇠고기의 유통 단계를 줄이고 소매단계에서의 비용을 낮춰, 곱절 가까이 차이나는 산지-소비지 가격 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가 지난해 8월 강원 횡성, 충북 음성, 충남 홍성 등 한우산지 3곳의 축산농가에서 서울 소비자에 이르는 쇠고기 유통실태를 조사한 결과, 소비자가격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7.4%에 달했다. 서울에서 소비자가 쇠고기를 구입하면서 치른 비용의 62.6%만 축산농가에 돌아갔다는 얘기다. 특히 마지막 소매단계에서 전체 유통비용의 80~90%가 붙는다.

aT의 보고서에 따르면, 횡성의 축산농가가 우시장을 통해 중간수집상에게 2등급 한우 수소 1마리를 팔고 받는 금액은 운송비(3만원)을 제외하면 523만5,000원이었지만, 최종적으로 서울의 정육점에서 판매가격은 60%가 불어난 832만5,155원이었다.

중간수집상은 우시장 사용료(1만원) 도축비(12만3,500원) 자조금(2만원) 운송비(10만원) 등의 비용을 포함한 대행용역비 34만원을 붙여 정육점에 넘겼고, 정육점에서는 뼈를 발라내는 비용(골발비) 5만원과 점포운영비ㆍ인건비 등 간접비 100만원 이외에도 이윤 167만원을 붙여 팔았다.

지역농협의 ‘횡성한우’ 브랜드로, 축산물공판장 경매에 내놓거나 도심 대형마트로 가는 경우에도 유통비용은 줄지 않았다. 이 경우에도 축산농가가 산지 가격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소비자가 더 싸게 쇠고기를 먹는 것도 아니었다.

횡성 한우농가가 1++등급 한우를 농협을 통해 출하할 때 실제수입은 729만원이지만, 서울 대형마트에서의 판매가격은 마리 당 1,230만원에 달한다.

농협은 운송비, 홍보비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도 이윤을 69만원이나 붙여 물류센터로 넘기고, 물류센터에선 또 수수료 128만원이 붙고, 대형마트에서는 간접비 140만원 이외에도 93만원을 더 붙여 소비자에게 판매했다. 농협과 같은 생산자단체에서 최종판매가격의 10.2%, 소매단계에서 29.4%의 유통마진이 붙은 것이다.

허 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쇠고기의 복잡한 유통단계를 줄이고, 단계별 관련업체의 대형화와 경쟁 체제를 도입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생산농가들을 조직화ㆍ대형화한 뒤 생산-가공-유통을 통합해 생산자-소비자 직거래 통로를 만들면 유통단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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