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서 웃지 못할 ‘황당골’이 연이어 터졌다.
두 골 모두 무방비 상태에서 나온 골이라 경기를 보는 팬과 플레이를 하는 선수 모두 어리둥절한 상황에 고개를 흔들었다.
1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 성남의 삼성 하우젠 K리그 10라운드. 팽팽하던 0-0 균형은 전반 37분에 깨졌다. 성남이 첫번째 ‘황당골’로 앞서갔다. 부산의 김태영이 쓰러지자 동료는 골을 밖으로 걷어냈다.
경기는 속개됐고 성남은 페어플레이 차원에서 부산에 다시 공을 건네려 했다. 드로인 한 볼을 잡은 두두는 라인 끝에 서 있는 부산의 김유진에게 공을 찼다. 그런데 두두는 갑자기 달려와 공을 빼앗은 뒤 중앙으로 연결, 최성국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부산의 수비진은 멍한 상황에서 골을 먹었고, 두두가 ‘비신사적인 행위’를 했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후 부산과 성남 선수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주심 이상용은 양팀 주장 서동명과 김상식을 불러 세워 상황 정리에 나섰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두두의 플레이에 무리가 있었다고 인정, ‘실점’을 지시했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심재원이 패스한 볼을 받은 안정환은 수비를 하지 않는 무방비의 성남 문전으로 돌진해 가볍게 골을 넣었다.
이 ‘주워먹기 골’은 안정환의 국내 복귀 후 정규리그 첫 골이라 더욱 눈길을 모았다. 안정환은 2000년 7월5일 부천(현 제주)전 득점 이후 무려 7년10개월여만에 정규리그 골맛을 봤다. 양팀은 ‘황당골’로 한 골씩 주고 받은 뒤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최성국을 빼고 김동현을 교체 투입한 성남은 후반 19분과 40분 두두, 김동현이 추가골을 넣어 ‘황당골’ 논란 속에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성남은 6승4무1패(승점 21)로 포항(승점 20)을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성남 관계자는 “선제골이 터진 당시는 인플레이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성국은 자신의 플레이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대전에서는 부상 복귀전을 펼친 고종수(대전)가 FC서울과 홈 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44분 천금 같은 동점골을 넣으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선두 수원은 광주와 원정경기에서 에두(2골), 이정수, 서동현, 배기종의 ‘골폭죽’으로 5-2로 대승을 거두며 15경기(13승2무)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또 제주는 대구를 4-2로 꺾었고 울산과 전북은 각각 인천, 전남을 2-1로 물리쳤다. 17,18일 열린 K리그 10라운드 7경기에서 무려 29골이 터져 지난 3, 4, 5일 열린 8라운드 29골과 같은 K리그 역대 한 라운드 최다골 타이의 골풍년을 이뤘다.
부산=김두용 enjoyspo@hk.co.kr대전=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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