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이 되는 지난 16일, 수 만명이 참여한 반정부 시위가 전국을 휩쓸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이를 “샴페인 없는 사르코지의 개혁 1년”이라고 요약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32%까지 하락해, 1958년 현행 헌법 제정 이후 선출된 대통령 중 취임 첫해 지지율이 가장 낮은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16일 “사르코지에 대한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국민들은 ‘사르코지를 제외한 사르코지의 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는 국가예산의 55%를 공무원 봉급과 연기금 지급에 쏟아 붓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만한 복지제도와 비대한 관료체계를 수술하겠다”는 사르코지의 공약은 ‘프랑스 병’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사르코지의 개혁정책을 추종하는 프랑소와 필롱 총리는 “재정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은 국가는 경제적으로 취약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자멸의 길에 접어든 것”이라며 “2012년까지 국가재정의 균형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명분에도 불구하고 사르코지는 지난 1년간 치밀한 계획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개혁을 벌여 놓기만 해, 감원 대상인 공공노조나 교사는 물론이고 학생 주부 등 전계층의 저항에 직면한 상태다. 여기에는 과장된 표현을 즐기는 사르코지의 말투도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엘리 코엔 시앙스 포(파리정치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사르코지는 실제 재정감축 효과가 별로 크지 않은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그것이 마치 고통이 수반되는 근본적 개혁인 것처럼 대중에게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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