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집을 접고 올해 초 호주산 쇠고기 전문점을 연 김모(56)씨는 최근 광우병 논란으로 하루 150만원 하던 매출이 30~40%나 줄어 울상이다. 하지만 김씨는 돼지고기도 함께 팔고 있는 바람에 더 이상의 매출 하락을 겨우 면했다.
#2 치킨배달 전문점 창업을 준비하던 박모(42)씨는 최근 업종을 바꿔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 최근 조류독감(AI) 파동으로 치킨 전문점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 그는 “이 달 말까지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업종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으로 불거진 ‘광우병 논란’과 AI 확산으로 국내 창업시장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한 달에 서너개 이상의 가맹점을 열었던 모 쇠고기 프랜차이즈 업체는 최근 가맹 문의가 뚝 끊겼다. 여기에 기존 가맹점 매출이 평균 30~40% 급감하면서 이탈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치킨 전문점도 AI가 수도권 지역까지 확산되면서 매출액이 절반 정도 줄어들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회사를 골라 ‘돌발적인 불황’을 이겨내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먹거리 파동은 생계형 창업자들에게는 치명적인 만큼 어려울 때일수록 꾸준한 매출을 올리는 곳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것.
닭강정 전문점 ‘강정이 기가막혀’는 치킨전문점이 아니 닭강정이라는 아이템으로 접근, AI 파동에도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평균 가맹점의 매출 하락폭이 10~20%에 불과하다”며, “닭강정 전문점을 표방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덜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틈새시장으로 돼지고기 전문점도 관심의 대상이다. 최근 쇠고기와 닭고기 소비가 줄면서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업체들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볏집삼겹살 프랜차이즈인 ‘도누가그릴’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맹점 평균 매출이 10~20% 정도 상승했다”며 “쇠고기 닭고기를 기피하는 소비자들이 대체제로 삼겹살을 찾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떡쌈김치삼겹살 전문점 ‘떡쌈시대’도 가맹점 매출이 15~20% 늘어나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예비 창업자라면 ‘클린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호감을 사는 프랜차이즈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올해 잇따라 터진 먹거리 파동으로 청결한 이미지가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AI 파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치킨업계에서 ‘베가스치킨’은 특허 기술인 알카리수 숙성법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내산 신선육에 이 숙성법을 적용해 닭고기를 살균, 산성인 육질을 알카리로 바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치킨전문점 ‘꼬꼬리따’도 정제기를 사용해 기름의 탄화물질을 실시간으로 제거, 항상 맑은 기름으로 닭고기를 튀겨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명인만두’는 철저한 자체 식품공장 관리를 통해 위생적인 식재료를 가맹점으로 배송, 창업자들의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 해충방제 업체의 관리를 받고 있는 것은 물론 공장 내부를 20대의 카메라로 감시하고 있다. 야간에도 적외선 감시를 통해 내부를 통제하고 있다. 특히 수분측정시스템, 금속탐지기, 무인자동야채세척기, 냉동 및 냉장 온도 콘트롤 시스템 등 첨단 장비를 갖춰 ‘쓰레기 만두 파동’ 이후 견조한 성장을 해 왔다.
항균 생맥주를 내세우는 ‘다라치’의 경우 클린생맥주가 매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매일 오존복합산화수로 생맥주 관 내부 노즐에 축적돼 있는 단백질 응고물을 세정한다. 이 경우 관속의 균이 제거돼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맛까지 부드럽고 깔끔해진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먹거리 관련 파동 여파는 생계형 창업자들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언제 다시 있을지 모를 식품 파동에 대비해 평상시 위생관리와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철저한 업체를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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