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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는 천수이볜 또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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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는 천수이볜 또 구설수

입력
2008.05.19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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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기간 부인과 자녀, 친척의 연이은 부정부패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대만의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오는 20일 퇴임 후 거처하기 위해 330㎡(100평)이상 되는 초호화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보도돼 다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유력지 중국시보(中國時報)가 발행하는 주간지 시보주간(時報周刊) 최신호는 천 총통이 물러난 뒤 타이베이의 신의(信義)구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 ‘바오라이(寶徠) 화원 광장’에 입주할 예정이라고 폭로했다.

시보주간에 따르면 천수이볜 총통 일가가 이사할 아파트는 현 시가로 3.3㎡(평)당 100만 대만달러로 330㎡가 넘는 대형이기 때문에 1억 대만달러(약 33억원) 이상을 호가한다.

잡지는 천 총통이 최소한 두 채의 아파트를 구입했으며 하나는 본인과 부인 우수전(吳淑珍) 여사가 살고, 다른 하나는 외아들 천즈중(陳致中)의 가족이 들어 올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천 총통이 딸 천싱위 내외를 위한 아파트도 같은 단지 안에 마련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또한 천 총통은 별도의 사무실을 카이더커란학교 안에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년 집권한 천 총통은 특히 지난 2,3년간 집중적으로 터져 나온 우여사, 사위와 관련된 각종 뇌물수수, 주식시장 개입 그리고 측근의 공공사업 관련 비리사건으로 지탄의 대상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 총통이 초호화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기사가 나가자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는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야당 국민당 측에선 이처럼 고급 아파트를 산 것이 “8년간의 집권기간 비리로 거액을 챙긴 사실을 뒷받침하는 명백한 증거”라며 연일 정치 공세를 펼치고 있다.

국민당 소속 입법위원 추이(邱毅)는 천 총통이 사들인 아파트가 호당 1억5,000만 대만달러(약49억5,000만원)로 총 3억 대만달러의 거금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추이는 총통 연봉이 610만 대만달러로 8년 꼬박 모아도 4,800만 대만달러에 불과하다며 부정을 범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호화 아파트를 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총통부는 즉각 시보주간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적극 해명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총통부는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천 총통이 고급 아파트를 매입하지 않았으며 대신 안전 문제가 확보된 아파트를 1년 임대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퇴임 후 천 총통은 빌린 아파트에서 생활하다가 전세기한이 만료되면 영구적인 거처를 마련할 것이라고 총통부는 설명했다.

현지 언론들은 총통부의 이 같은 해명이 재차 악화하는 여론을 의식해 급히 만들어진 것으로 평가 절하하며 의구심을 떨치지 않고 있다.

총통부는 천 총통 일가가 임기 만료 후 타이베이 민성둥루(民生東路)에 있는 사저로 돌아갈 방침이었으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그렇게 되지 못하게 됐다고 구구한 변명을 늘어 놓았다.

먼저 총통 가족을 받아 들이기 위해 준비작업을 하는 도중 사저에서 대량의 흰개미 떼를 발견해 단기간에 이를 퇴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총통부는 둘러댔다. 또한 천 총통의 사저가 얼마전 실제로 화염병이 투척되는 등 각종 테러 공격에 취약해 신변경호에 만전을 기할 수 없는 형편도 거론됐다.

여기에 더해 다리가 불편한 우 여사가 계속 치료를 받기 위해선 가오슝(高雄)으로 낙향하는 대신 전문의와 병원이 위치한 타이베이에 머물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총통부는 강조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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