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엘 아쌍 글ㆍ소연정 그림ㆍ김민정 옮김/시소 발행ㆍ154쪽ㆍ8,500원
혈연으로 맺어진 가정에서만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불행한 것일까? 이런 물음에 혹시 ‘그렇다’고 대답할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이 같은 편견은 부당하다고 항변하는 이야기.
태어나자마자 보육원에 맡겨진 소년 사미르는 곱슬머리와 검은 피부 이슬람식 이름을 가졌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다. 마음붙일 곳 없는 소년에게 희망이 되어 준 것은 사미르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새 친구 피에르. 백합꽃처럼 예쁜 엄마와 살지만 피치못할 사정에 보육원에 맡겨진 피에르와 사미르는 평생 우정을 나누기로 맹세한다. 피에르와의 우정을 키워가던 사미르는 이윽고 농부 레몽 아저씨 집에 맡겨지게 되고 가족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는다.
하지만 사미르는 보육원 출신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다시 놀림을 당하고 자신을 놀리는 덩치 큰 친구와 멱살잡이를 하게된다. 레몽 아저씨에게 폐가 될까 걱정하는 사미르. 그러나 “두번 다시 싸우지 않겠어요. 보육원으로 돌려보내지 말아주세요”라며 사미르가 울먹이자 레몽아저씨는 오히려 “내가 겁쟁이나 키울 사람이냐. 실컷 패줬지?”라며 격려한다.
보육원 안에서는 친구의 우정에, 입양돼서는 입양가족의 환대에 사미르는 불행했던 기억을 지워버리고 인생을 낙관하는 소년으로 성장한다. 사미르와 피에르가 꿋꿋히 성장하는 과정은 고아나 입양아, 한부모 가정 아이들에 대한 편견의 부당함을 지적한다.
종교와 피부색에 따른 프랑스사회의 차별묘사는 이주노동자 혹은 탈북가족 청소년에 대한 우리사회의 차별로 치환해 반성해 볼만한 여지를 준다. 동시에 혈연으로 맺어졌더라도 배려와 사랑이 없는 가정의 아이는 사미르 만큼의 행복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음을 귀띔한다. 외롭고 쓸쓸함에는 애정만한 치료제가 또 있을까.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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