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연극평론가 구히서씨 칠순 기념 연극 막 올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연극평론가 구히서씨 칠순 기념 연극 막 올라

입력
2008.05.19 00:23
0 0

"고맙고, 고맙고, 고맙습니다."

올해로 칠순을 맞은 독신의 연극평론가 구히서씨는 소녀처럼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16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구히서 선생 칠순 기념 공연'의 타이틀을 단 연극 <쿠크 박사의 정원> 의 첫 공연이 끝난 후 극장 로비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구씨는 "여러 어른 앞에서 이런 자리를 갖게 돼 송구스럽고 마냥 사랑하고 싶다"면서 "고맙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감격해 했다.

이날 구씨의 평론가 시절 사진들로 장식된 아르코예술극장 로비에는 연극 연출가 임영웅 심재찬씨, 배우 박정자 손숙 윤소정씨 등 연극계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쿠크 박사의 정원> 이 30년 만에 재공연되는 의미 깊은 공연이긴 하지만 이처럼 많은 인사를 한 자리에 불러 모은 것은 무엇보다 구씨의 힘이다. 이 작품은 1970년부터 94년까지 일간스포츠와 한국일보의 문화부 연극 기자로 일하면서 저널리즘 연극 비평을 개척해 온 구씨에 대한 연극인들의 뜻을 모은 헌정 공연인 까닭이다.

연극인들이 평론가에게 공연을 헌정하는 이 같은 이례적인 일은 구씨의 연극에 대한 각별한 애정 덕분에 가능했다. 이날 공연기획자 강준혁씨는 축사를 통해 "우리 주변에 항상 우리한테 뭐라 하시든 안 하시든 든든한 어른이 계시다는 게 큰 복"이라고 말했다. 구씨가 직접 수상자를 결정하는, 그의 이름을 딴 히서연극상은 '반짝 스타보다 크든 작든 자신의 배역에서 묵묵히 제 몫을 해 낸 역량 있는 연극인에게 시상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구씨는 "좋은 구경꾼도 대우를 받는 모양"이라면서 "연극 번역에도 가끔 참여하다 보니 연극인들과 자연스레 가까워진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쿠크 박사의 정원> 도 그가 번역한 작품이다.

이번 연극에 대한 원로 평론가의 평가가 궁금했지만 "깊이 관여돼 객관적인 판단은 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연습 기간의 절반 이상을 함께 한 걸요. 이번 공연을 계기로 배우를 더 존경하게 된 게 큰 수확입니다."

1월에 생일이 있는 구씨는 이미 생일 파티를 한번 열었다. 연극인들이 열어 주는 또 한번의 생일을 맞은 그는 "이번 공연의 막이 오르기까지 50일 동안 연극 구경꾼으로서 누렸던 모든 행복을 한꺼번에 누린 것 같다"면서 "연습 기간 동안 큰 재미를 느끼면서 연극인들이 왜 이 어려운 일을 계속하는지 슬금슬금 알게 되는 것 같은 행복을 느꼈다"고 말했다. 공연은 25일까지 계속된다.

김소연 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