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수입물가가 지난달에 무려 30% 이상 폭등,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종 물가지표 상승률은 올 들어 매달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경신 중이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킨 결과로, 당분간 연쇄적인 물가 폭등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한국은행의 ‘4월중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원화로 환산한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31.3%나 올라 1998년 5월(31.9%) 이후 9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폭등이 주원인이다. 지난달 원자재 가격은 전년 같은 달 대비 58.5%나 급등했고 중간재 가격도 20.4% 뛰었다. 원자재 중 수입 비중이 가장 높은 원유가 전달에 비해 7.5% 상승했고, 액화천연가스, 천연인산칼슘, 동광석 등 광산품 역시 크게 올랐다. 중간재도 원유 상승 여파로 경유 11.0%, 휘발유 8.0%, 액화가스 10.8% 등 석유화학 제품과 금속제품을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도 수입물가를 자극했다. 4월 원ㆍ달러 평균 환율(986.66원)이 작년 4월 평균(931.50원)보다 5.9% 오르면서 원화로 표시되는 수입물가를 더욱 끌어올렸다. 환율 변동 효과를 없앤 계약통화기준(외화표시 수입가격) 4월 수입물가 상승률이 21.9%(전년 동월 대비)인 것을 감안하면, 원화 기준 상승률의 3분의 1 가량은 환율이 올린 셈이다.
수입물가 상승의 여파로 수출물가 역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5.7%, 전달보다는 2.4%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달에도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환율도 크게 올라 수입물가 급등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시차를 두고 수입물가의 영향을 받는 생산ㆍ소비자 물가 상승 역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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